“당 공심위 구성 보고 ‘충격 받았다’…19대 총선 ‘강북을’ 당선 자신”
최신형 기자 (tlsgud80@polinews.co.kr) 2012-02-29 01:25:38
박용진 민주통합당 강북을 예비후보@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민주통합당의 새로운 가치와 세력, 진보의 재구성 담론 등에 대한 인터뷰를 마친 뒤 자연스럽게 4.11 총선 관련 인터뷰로 넘어갔다.

박용진 민주통합당 강북을 예비후보는 총선 지역구 선정과 관련, “지난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 2달 만에 치른 총선에서 13.3%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2008년 18대 총선 때는 진보신당 창당 한 달 만에 도전해서 12% 조금 못 미쳤다. (강북을)지역에서는 제법 탄탄하다”면서 “진보정치세력 중 지난 10년 동안 서울지역에서 (득표율)10% 이상 유지한 정치인은 내가 유일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민주통합당의 ‘도로 민주당’ 논란과 관련해 “민주통합당이 박용진을 선택하는 게 변화다. 정말 변했다는 신호다”라고 말한 뒤 “문제는 공천에서 경선을 할 경우다. 지역 대의원들에게 모바일 선거인단을 모아달라고 부탁하면, 1시간이면 1명당 10명은 금방이다. 경선에서 만일 이런 식으로 ‘아웃’되면 진보정치세력이나 시민사회세력이 볼 때는 토사구팽으로 읽힐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민주통합당에 인위적인 물갈이를 통한 인적쇄신을 주문했다. 박 예비후보자는 “물갈이를 통해 새로운 사람으로 바꿔줘야 하고, 나머지는 경쟁을 통해 바꿔내야 한다. 결국 ‘경쟁’과 ‘인위적 물갈이’ 등 투 트랙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예비후보는 국회 입성시 최저임금제의 현실화와 정리해고제 폐지 등 노동존중 복지국가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제의 현실화와 관련해 “최저임금이 현실화되면 사회 전반이 달라진다. 지금 (대기업이)무슨 떡볶이까지 판다고 하는데, 재벌이 몽땅 빨아가는 이 (경제)구조를 역진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리해고를 엄격하게 시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무총리 산하에 정리해고제와 관련한 ‘국민합의위원회’를 만들어 심사하자”며 “지금의 (정리해고제도는)완전히 기업주를 위한 제도다. 나는 지금부터 국회에 들어가 20년 뒤 은퇴할 때까지 급하다. 이 플랜들을 하나씩 차근차근 쌓아나가야 하기 때문에 바쁘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용진 민주통합당 강북을 예비후보와의 인터뷰-2

-이제부터는 총선 관련 질문이다. 4.11 총선 강북을 출마를 선언했다. 왜 강북을인가. 지난 2000년 29살의 나이로 출마했는데, 원래 연고지인가.

“초·중·고를 그쪽에서 나왔다. 사람들은 제가 민주노동당 창당 주역이니 29살의 나이에 멋있게 도전하려면 창원이나 울산, 마산으로 가야하는 것이 아니냐고 했다. 그쪽은 그쪽에 맞는 분들이 있을 것이고 나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겠다고 했다. 총학생회장을 했던 종로 출마도 한번 생각해봤지만, 초·중·고를 나온 ‘강북을’이 가장 낫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12년째 지역활동을 하고 있다. 강북을은 원래 출신지다. 지난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 2달 만에 치른 총선에서 13.3%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2004년에는 감옥에 갔다 오느라 (총선에)못 나갔다. 2008년 18대 총선 때는 진보신당 창당 한 달 만에 도전해서 12% 조금 못미쳤다. 지역에서는 제법 탄탄하다(웃음).

아까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들에게도 힘줘 말했는데(박용진 예비후보는 지난 23일 민주통합당 공천심사를 받았다), 지역경쟁력 얘기를 하더라. 진보정치세력 중 지난 10년 동안 서울지역에서 10% 이상 유지하는 정치인은 내가 유일하다. 노회찬 대표(현 통합진보당 공동대변인)는 민주노동당에서 비례대표를 한 뒤 총선에 출마해 득표율 40%를 받은 것이다. 강북을에 구의원이 6명 있다. 민주통합당 출범 전에는 진보정당 구의원 2명, 민주당 2명, 한나라당 2명이었다. 지난 10년 동안 열심히 활동해서 딱 3등분 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구의원까지는 찍어줘도 국회의원은 안 찍어주더라. 국회의원은 늘 3등이다(웃음).”

-민주통합당 공천심사가 진행 중인데,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와 경선방법 등에 대한 견해가 궁금하다. 일각에서는 여론조사나 국민경선이 진성당원제에 반하고 결국 정당정치의 약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비판이 많다.

“맛있는 음식도 하루 지나면 상한다. 처음 민주노동당을 설계할 때는 유럽의 정당들이 채택하고 있는 ‘진성당원제’가 가장 진보적인 제도였다. 그것을 해야만 했던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하나는 제왕적 총재, 즉 3김 시대를 종식시키는 유일한 무기로 봤다. 아래로부터의 상향식 공천과 아래로부터의 정당 건설이 핵심이었다는 얘기다. 다른 하나는 당 재정문제의 해결이다. 민주노동당에 당비 내는 당원들이 5만명이면, 1년에 1백억원 (정도) 모아준다. 국가로부터 통제받지 않고 (당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다. 매달 1만원씩 내니까 1년에 당비로 60억원이 들어온다. 그리고 지역 운영위원들은 좀 더 낸다. 또한 선거가 있으면 또 당비를 내기 때문에 사실상 100억원 넘게 모인다. 이게 (진성당원제의)힘이다. 그래서 10년 전 진보정당이 열린우리당과 개혁당을 견인하는 방식으로 진성당원제를 선택한 것이다.

그런데 진성당원제도가 10년을 넘기자 진입장벽이 돼버렸다. 구 민주당에 12만8천명에 가까운 진성당원이 있었다. 지난 1.15 당대표 경선까지만 (진성당원을)인정하고 허물어버렸다. 진입장벽이 허물어진 것이다. 지금은 정당의 진입구조를 허무는 것이 더 진보다. 자기 기득권 가진 사람들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당 진입장벽을 허무는 것이 진보라고 점에서 지금은 오히려 민주통합당이 진보정당들보다 성큼성큼 앞서가고 있다. 진보정당들도 100만명의 선거인단이 모여 투표하는 것, 그것이 훨씬 진보적이고 대중적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러면서도 계속 진성당원제 지키겠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민주통합 공천, ‘경쟁’과 ‘인위적 물갈이’ 투 트랙 필요

-정당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게 진보라고 했는데, 오픈프라이머리는 결국 진입장벽이 높을 수밖에 없지 않나. 그런데도 진보정당이 추구해야할 가치인가.

“인위적 물갈이를 그래서 얘기한 것이다. 물갈이를 통해 새로운 사람으로 바꿔줘야 하고, 나머지는 경쟁을 통해 바꿔내야 한다. 결국 ‘경쟁’과 ‘인위적 물갈이’ 등 투 트랙으로 가야 한다.”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회 구성 당시 시민통합당 배제 논란이 있었는데, 아직도 내부적으로 계파간 지분 나눠먹기에 대한 우려가 있다. 일각에서는 한명숙 대표나 친노진영 또한 자기사람 심기 시그널을 보낸 게 아니냐. 혹은 시민사회세력을 비토 하려는 의도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공심위에 현역 국회의원이 7명이나 들어갔다는 것은 황당한 일이다. 가장 검증대상에 올라야 할 사람들이 현역의원 아니냐. 그런데도 (민주통합당 전체 의원 중)무려 10%가 공심위에 들어가 심판을 보고 있으면 어쩌란 말이냐. 특히 이들 중 재선의원이 6명이다. 지난 18대 총선 때 국회의원에 떨어지고 지역구 위원장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 동료 의원들이었으니까 지금도 돈독한 관계에 있다. 이 말인즉슨, (예비후보자 중 공심위원들과) 전화를 주고받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15명의 공심위원이 있는데, 저는 전화번호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고, 그동안 전화통화 해본 사람도 한 명 없다. 당대표 후보까지 나왔던 박용진도 공심위원 15명 중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데, 다른 정치신인들은 얼마나 힘들겠나. (이런 현실을 보면서) ‘어떻게 이렇게 구성을 하나’ 하고 충격 받았다.”

-민주통합당 1.15 전대 당시 ‘신장개업한 음식점’이란 화두를 던지며 확실한 콘텐츠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총선에선 어떤 화두를 지역민에게 던질 것인가.

“민주통합당이 박용진을 선택하는 게 변화다. 민주통합당이 정말 변했다는 신호다. 문제는 경선을 할 경우다. 지역현실의 문제인데, 강북을 지역에 현역 국회의원이 있다. 지역대의원 300명을 자신이 임명한다. 자신과 연고가 없으면 갈아치워 가면서 순도 99.9%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분들 나이가 50대 후반~60대다. 지역 대의원들에게 모바일선거인단을 모아달라고 부탁하면, 1시간이면 1명당 10명은 금방이다. 반나절이면 6천명이다. 이건 경선이 아니다. 299명의 국회의원들 아무도 국민경선에 반대 안 하는 이유가 다 이렇게 준비돼 있기 때문이다. 경선에서 만일 이런 식으로 ‘아웃’되면 진보정치세력이나 시민사회세력이 볼 때는 토사구팽으로 읽힐 수 있다. 물론 경쟁을 요구하면 받아들여야겠지만 그 결과는 명약관화(明若觀火)한 것이다.”

박용진 브랜드? “젊고 매력 있는 진보…”

-그렇다면 민주통합당이 ‘박용진’에게 전략공천 내지 단수공천을 줘야 한다고 보는 것인가.

“정신이 있는 정당이면 그래야 한다. 밖에서 결합하지 않고 있는 진보정치세력에게도 (야권연대 과정에서) ‘10석을 주네’ ‘20석을 주네’ 하면서 지금 사선을 건너 여기까지 와서 (민주통합당)흥행을 시켜낸 진보정치세력에게는 경쟁하라고 하는 게 어디 있나. 바다 헤엄쳐 오느라 힘들어 죽겠는데, 여기서부터 10km 뛰라고 하는 게 어디 있나.”

박용진 민주통합당 강북을 예비후보@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가벼운 질문 하나 하겠다. 지금은 브랜드 시대다. 박용진의 브랜드는 무엇인가.

“진보다. 뭔가 매력 있는 진보, 매혹적인 진보가 되고 싶다. 빨간 머리띠의 농성자가 아닌, ‘너희가 진보를 알아?’라고 하면서 딱딱하고 무거운, 무서운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닌, 생활 속 아주 작은 얘기부터 국가 전체의 미래까지 함께 나눌 수 있는, 젊고 매력적인 진보정치를 해보고 싶다. 물론 모두에게 설득력을 갖추면서….(웃음)”

-19대 총선 때 국회에 입성한다면 가장 먼저 해보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대한민국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세 가지 상징적인 고통을 해결하고 싶다. 일단 최저임금제다. 최저임금 이하로 설정해놓은 제도를 현실화시켜서 OECD 평균으로만 가도록 해야 한다. 즉 노동자 평균임금의 50% 정도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6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하는데, 결정 이후 이것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노동자가 230만이고, 간접적으로는 거의 1천만이 넘는다. 때문에 최저임금제의 현실화는 대단히 중요하다. 또한 경제적으로도 상당히 의미가 있다. 사람이 수입이 없으면 쓰지 않지만 유효수입, 유효소득이 있으면 지출을 한다. 100만원 겨우 받던 사람들의 경우 최저임금이 현실화되면 40~50% 증가된 임금을 가지고 소비를 할 것이다. 사회 전반이 달라진다. 지금 (대기업이)무슨 떡볶이까지 판다고 하는데, 재벌이 몽땅 빨아가는 이 (경제)구조를 역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사람들은 ‘동일노동 동일임금’ 얘기를 아무렇게나 하는데 그 큰 의미를 모르고 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시행하면)지불능력이 없는 한계기업들의 사회적 도살을 유도하고 동시에 기업의 경쟁력을 집중시키는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보자. 현대중공업에서 일하는 금속노동자와 200명 이하 사업장에서 일하는 금속노동자가 연봉을 각각 8천만원과 4천만원 받고 있는데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시행하기 되면, 이들은 6천만원의 연봉을 수령하게 된다. 이때 현재중공업은 남는 2천만원을 기술개발 등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법이 마련돼야 한다. 동시에 한계기업이 4천만원에서 6천만원을 지급하게 되면서 망했을 때, 이 회사 노동자들을 사회적으로 받아 안아 재교육, 재취업 등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을 펼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이것이 스웨덴의 ‘사회적 대합의’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같은 일을 하면 동일한 돈을 줘야 한다는 단순한 게 아니다. 사회적으로 어마어마한 변혁이다.

이것의 첫걸음은 최저임금제의 현실화와 정리해고제도의 폐지다. 이를 현실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플랜이 있다. 지금은 특별하자가 없는 이상 신고하면 하는 대로 정리해고가 가능하다. 우리는 쌍용자동차, 현대중공업의 사례를 통해 정리해고제도의 사회적 폐해, 경제적 부담 등이 얼마나 큰지를 보지 않았나. 때문에 정리해고를 엄격하게 시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무총리 산하에 정리해고제도와 관련한 ‘국민합의위원회’를 만들어 심사하자. 심사기간도 상당한 기간을 둬야 한다. 지금의 (정리해고제도는)완전히 기업주를 위한 제도다. 이러한 사회적 정치플랜을 갖고 있어야 한다. 나는 지금부터 국회에 들어가 20년 뒤 은퇴할 때까지 급하다. 이 플랜들을 하나씩 차근차근 쌓아나가야 하기 때문에 바쁘다.”

한미 FTA와 복지 양립 불가…노동존중 복지국가로 가야

-당장 19대 국회에 입성한다면, 한미 FTA 문제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현재 민주통합당 내 FTA 협상파도 있고, 당 지도부도 한미 FTA와 관련해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회 입성 후 한미 FTA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낼 생각인가.

“그렇다. FTA 문제는 목소리를 내지 않겠다고 해서 안 낼 문제가 아니다. 대단히 중요한 국가정책이다. ‘스칸디나비아로 가자’가 정치의 목표다. 북유럽 복지국가, 스웨덴으로 가야 한다. 그 길의 최대 걸림돌이 한미 FTA다. 복지국가와 한미 FTA는 양립할 수 없다. 모든 FTA가 그렇다는 게 아니다. 그렇지만 한미 FTA는 국가의 정책과 사법의 개입능력을 완전히 무시할 수도 있는 위험한 것이다. 일류 역사 이래로 국가 간의 무역은 계속해서 그 장벽을 해소시켜가는 방식으로 왔다. 좋다. 그런데 지금 FTA는 한 나라의 문화, 사법 등까지 침해하고 있다. 결국 심각한 장애를 만들 것이다.

(향후)20년 동안 스웨덴으로 하나하나 쌓아서 가겠다고 하고 있는데, 한미 FTA는 그때마다 장애가 될 것이다. 아주 단순한 예로, 우리가 우물을 파서 먹고 있는데 저쪽에 수도사업이 들어와서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하자. 즉 자본의 이해, 사업주의 이해를 위해 국가정책까지 개입하고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FTA다. 단순히 FTA를 몇 개 조항 빼면 된다고 생각했다면 공부를 안 한 것이다. 내가 볼 때 정동영 의원 정도만 FTA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계신 것 같다.”

-한미 FTA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민주통합당의 갈지자 행보를 보면 무슨 생각이 드나.

“한미 FTA를 놓고 구 민주당 분들의 심각한 착각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한미 FTA가 날치기로 통과됐기 때문에 나쁘다고 하는 소리다. 다른 하나는 한미 FTA가 예전에 있었던 이익균형 깨트렸기 때문에 나쁘다고 하는 소리다. 둘 다 무슨 소리인가. 그때의 이익이라고 하면 현대자동차 그룹 하나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이익인가. 착각하고 있다. 날치기통과로 통과됐기 때문에 나쁘다는 소리도 말이 안 된다. 날치기통과 없이 합의로 됐다면 괜찮나. 한미 FTA 협정 당시부터 이미 12개의 독소조항이 있었다. 그것이 한미 FTA다. 그 독소조항을 걷어내면 한미 FTA 할 필요가 없다. 그동안 우리나라와 미국 간에 무역협상이 없었나. 우리나라와 미국 간 무역 더 줄었나. 아니다. 더 늘고 있다.

내가 보기에 노무현 대통령이 굳이 한미 FTA를 하려 했던 것은 타이밍을 봤던 것 같다. 당시 국가전체를 재설계해야 하고, 외부충격을 받아야 변한다는 표현도 했다. 그런데 외부충격을 기업이 받으면 모르겠지만 국가가 뇌진탕 걸릴 만큼 맞으면 어떻게 하나. 국가기능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나는 노무현 대통령이 이 사실을 퇴임 이후 봉하마을에 내려가 점검하면서 알았다고 본다. 지금 민주통합당도 솔직해야 한다. 한미 FTA는 우리가 열지 말아야 할 판도라상자를 연 것이다. 복지국가를 말하면서 한미 FTA 하자고 얘기하는 사람, 내가 볼 때 정치적 정신분열증이다.”

-한미 FTA와 복지는 양립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유럽식 사민주의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있다. 바로 증세 문제다. 과거 민주당은 ‘증세 없는’ 복지를, 진보정당은 ‘증세 있는’ 복지를 각각 주장했다. 증세에 대한 입장이 궁금하다.

“증세는 불가피하다. (다만 증세 있는 복지와 증세 없는 복지 정책이)동시에 다 추진돼야 한다. 증세 없는 복지라는 것은 4대강 사업 등 낭비되고 있는 재정을 거둬들여서 세수를 확보하자는 것이다. 그것도 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계속적인 증세가 필요한 이유다. 재벌에 대한 감세조치를 원상회복하고, 그 다음 증세로 가야한다.

이때의 증세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세금을)재벌, 부자들에게만 부과해서는 소용없다. 직접세 부과를 전반적으로 가져가야 한다. 직접세는 서민들의 경우 매월 몇 천원 정도의 증세가 되는 반면 부자들의 경우엔 백만원대의 증세가 된다. 이때의 전제는 ‘사회적 연대’다. 즉 부자를 공격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부자를 공격해서 얻을 게 아니라 부자가 사회적 연대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부자에게 자신의 사회적 지휘의 책임을 다하도록 하는 것이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도로를 잘 닦아놨기 때문에 자신의 벤츠가 안전하게 잘 굴러가는 것 아니겠나. 그런 사회적 기반시설을 같이 누리고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참여정부 말기에 노무현 대통령이 ‘비전2030’이라고 하는 기가 막힌 대안을 제시했다. 그런데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지금 기억도 못한다. 복지국가의 플랜이 다 있다. 그대로만 가면 된다. ‘비전2030’이라는 플랜을 알고도 방치하는 과거 민주당이 돼선 안 된다. ‘비전2030’ 책상 위에 꺼내놓고 20년, 30년 계획을 하나하나 세워나가는 민주통합당이어야만 미래가 있다. 그래야 대한민국 전체도 ‘노동존중 복지국가’, 스칸디나비아로 갈 수 있다.”

-참여정부가 ‘비전2030’ 내놓았을 당시 민주노동당에서 강하게 비판하지 않았나.

“그 내용을 비판했겠나. 이게 무슨 짓이냐고 한 것이지….좀 웃겼다. 한미 FTA를 추진하고 재벌중심 정책으로 가면서 ‘비전2030’을 내놓은 것이다. 앞서 얘기했던 정치적 정신분열이다. 대통령 시절의 노무현은 정말 비판받을 게 많다고 보지만, 퇴임 이후 모습은 제가 반성까지 할 정도로 깜짝 놀랐다. 노 대통령이 ‘비전2030’을 통해 보편적 복지와 관련한 재정규모 등 잘 정리해놓았지만, 아무도 실천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제라도 노무현 정부에서 만들어놓은 보편적 복지국가의 길인 ‘비전2030’을 부여잡고 가야 한다.”

-노동존중 복지국가 등 모든 것을 실현하려면 이번 공천을 받아 당선까지 가야 한다.(웃음) 당선 확률은 얼마나 있다고 보나.

“무조건 당선된다. 강북을은 전두환 집권하고 처음 있었던 지난 12대 총선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민정당, 신한국당, 한나라당이 이겨본 적 없는 지역이다. 완전히 똘똘 뭉쳐 있는 ‘서울의 광주’다. 그러면서 동시에 ‘박용진’에게 10%대의 득표율을 늘 유지해주던 지역이다. 지역주민들은 분위기? ‘공천만 받아라’다.(웃음) 강북을은 사실 (진보정당) 누가 가도 이기겠지만, 흠이 있거나 문제 많은 사람이 가면 (새누리당에) 공격받아가면서 힘들게 이길 것이다. 박용진은 10%대 지지층이 있다. 지난 2008년 민주노동당에서 진보신당 창당하고 한 달 만에 제가 12%의 득표율을 받았다.”

-19대 총선 공약 준비는 다 마쳤나.

“국회의원이 지역공약을 준비할 게 뭐 있나. 다만 지역이 워낙 낙후되고 주택밀집지역이 많아 학교가 주택지역 안에 있다. 그렇다 보니 등하교시간에 차와 아이들이 뒤엉켜서 몹시 불안해하고 있다. 안전한 등하굣길을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뉴타운 문제로 지금도 개발주민과 반대주민이 충돌하고 있다. 서울시가 그 부분에 대해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저는 박원순 시장이 잘할 것이라고 본다. 어쨌든 대규모 개발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차라리 리모델링을 하면 미장, 벽돌, 배관 등 6~10개 팀이 들어가게 되는데, 이때 40여 명 노동자들이 한두 달 작업 하고 수익을 낼 수 있다. 그런데 지금 뉴타운사업의 경우 대기업들이 돈을 벌고 있다. 몇 개의 건설회사만 돈을 챙기고, 나머지 노동자들은 아무것도 챙기지 못한다. 재개발사업을 통한 돈의 흐름이 상층부에서만 계속 도는 것이다. 경제지표 상으로는 경제가 활발하게 돌아가는데, 국민은 돈도 없고 재미도 못 보고 있다. 이제 대규모 개발은 그만해야 한다. 아주 부분적으로만 해야 한다.”

-선거는 사실상 프레임 싸움이다. 야권에 유리한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지역구민들의 표심을 공약하기 위한 프레임은 필요하다. 준비가 됐나.

“이명박 대통령을 선거판에 적극적으로 끌어내 1:1구도로 가는 게 가장 좋다. 지역에서는 일단 젊은 사람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만40세’의 박용진이 있다. 야권연대 실현의 요구에 있어서도 박용진이 되면 실현되는 것이다. 또한 반(反)이명박을 넘어서는 보편적 복지, 진보적 가치를 계속 해왔던 사람이다. 지역주민들이 볼 때 너무나 흡족한 후보가 아닌가.(웃음) 이와 함께 단순히 반대만 하는 것이 아니라 현 정부를 넘어서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민주통합당이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 과반의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야권연대가 중차대하다. 그러나 현재 야권연대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금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과, 야권연대 결렬로 갔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한다고 보나.

“양쪽 다 말이 안 되는 일을 하면 안 된다. 이른바 ‘심상정, 노회찬, 이정희’ 이런 분들이 특정지역에 후보로 나가겠다고 하는데, 이는 말이 안 된다. 야권연대 이전에 같은 야당 입장으로 생각해봐도 그렇다. 또한 야권연대로 원하는 지역에 10석 정도 양보를 받더라도 비례대표 역시 중요하니까 다른 지역에 (후보를)다 내겠다고 한다. 우리는 비례대표 욕심 없겠나. 이렇게 가면 안 된다. 이게 말이 안 된다는 걸 서로 알면서도 협상 과정에서 자꾸 딴 얘기를 한다. 이제 정말 시간 없다. (통합진보당이)자꾸 협상결렬을 선언하겠다고 하는데, 지금 적국과 ‘전쟁이냐 평화냐’ 결정하는 것이 아니지 않나. 협상하는 기간에는 조용히, 서로 솔직하게, 말 안 되는 소리는 그만 해야 한다. 양측이 이전투구 하는 와중에 순진한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정권 바뀌고 이제 세상도 좀 달라졌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원하는 국민 앞에서 그러면 안 된다. 좀 말 안 되는 소리 그만 하자. 상대를 공격하고 비판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가져가려 하면 안 된다. 정치 그렇게 하면 정말 짧게 보는 거다.

곧 한나라당(현 새누리당)과 붙어야 하는데, 시간이 없다. (양측 모두)여론조사에서 격차 나면 깨끗하게 정리하고, 2014년 지방선거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지역단위로 고민할 수도 있지 않나. 지금 (공천이)한 자리밖에 없는데 어떻게 하나. 다음 지방선거 때 진보정당을 우선 배려하는 다양한 조치를 고민할 수 있다. 지금 지역에서는 경선 한다고 진 빼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만일 지금 경선하면 다음 선거 때도 경선이다. 박용진이 이쪽으로 결합한 마당에 진보정당이 경선으로는 지역에서 이길 수가 없다.”

-중앙당 차원의 야권연대 협상이 결렬되면, 지역적인 야권연대도 필요하다고 보나. 이런 부분까지 당내에서 논의되고 있나.

“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강북지역은 야권연대가 없어도 승리할 수 있는 지역 중 하나다. 하지만 서울 등 수도권에는 야권연대가 없으면 어려운 지역들이 더 많다. 야권연대가 결렬되면 국민이 실망할 것이고 투표장에 안 온다. 양당은 무거운 책임감으로 임해야 한다. 진보정당 지도부가 이 무거운 역사적 책임감을 알 거라고 본다. 거기에 충실해주기를 바란다. 최근 한명숙 대표가 최고의 표현을 했다. ‘공천심사 결과보다 야권연대가 우선’이라고 했다. 최고의 성의 있는 발언을 한 것이다. 그렇다면 통합진보당도 제발 성의를 보여라. ‘10석 챙기고 나면 나머지 당원들도 다 출마해야 한다’고 나오는 게 어디 있느냐.”

-마지막 질문이다. 인터뷰 도중 못한 말이 있거나 19대 총선과 그에 앞서 공천에 임하는 각오를 <폴리뉴스> 독자들에게 해 달라.

“박용진은 열정이 굉장히 많은 사람이다. 이 지극한 열정의 희미한 목표는 세상을 바꾸는 것이다. 20대 때는 짱돌과 화염병으로 세상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고, 30대 때는 진보정치로 정당구조를 형성시켜내는 것이 가능하다고 봤다. 진보정치가 이제 제 발로 섰다. 이제는 진보의 가치를 실현하는 게 중요한 시점이 됐다. 그러나 세상은 잔인하다. 오랫동안 진보적 가치를 주장해온 사람들이 이 가치를 실현해내도록 두지 않는다.

과거 12년간 진보정당의 정치적·법적 독립성을 위해 투쟁해왔다. 앞으로 정치인생의 목표는 저의 60살까지, 그러니까 남은 20년간 진보적 가치의 종착점인 ‘노동존중 복지국가’를 딱 스웨덴이 해놓은 절반 정도까지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들은 온갖 투쟁과 어려움 속에서 지금의 스웨덴을 만들어냈지만, 우리는 좀 더 빠른 속도로 그들의 방식을 답습해갈 것이다. 우리 사회는 다이내믹하다. 20년 동안 스웨덴의 절반까지 가면 후배들이 우리가 설정해놓은 목표 위에서 또 20년을 갈 것이다. 그렇게 2013년 체제에서 출발해 2050년 정도가 되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지금처럼 잔인한 정글의 법칙에서 허우적대지 않고 인간다운 삶을 살게 될 것이다. 60살 이후로는 즐기고 살 거다. 그간 감옥도 3번이나 갔다 왔고…가족들에게 너무 많은 고통을 줬다. 60대에는 유쾌하게 즐기면서 내가 설정해놓은 노인연금 받아가면서 살 것이다.(웃음)”

<저작권자 ©폴리뉴스 - 시사1번지>
Posted by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Parkyong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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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3.11 00:13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