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공심위 구성 보고 ‘충격 받았다’…19대 총선 ‘강북을’ 당선 자신”
최신형 기자 (tlsgud80@polinews.co.kr) 2012-02-29 01:25:38
박용진 민주통합당 강북을 예비후보@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민주통합당의 새로운 가치와 세력, 진보의 재구성 담론 등에 대한 인터뷰를 마친 뒤 자연스럽게 4.11 총선 관련 인터뷰로 넘어갔다.

박용진 민주통합당 강북을 예비후보는 총선 지역구 선정과 관련, “지난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 2달 만에 치른 총선에서 13.3%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2008년 18대 총선 때는 진보신당 창당 한 달 만에 도전해서 12% 조금 못 미쳤다. (강북을)지역에서는 제법 탄탄하다”면서 “진보정치세력 중 지난 10년 동안 서울지역에서 (득표율)10% 이상 유지한 정치인은 내가 유일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민주통합당의 ‘도로 민주당’ 논란과 관련해 “민주통합당이 박용진을 선택하는 게 변화다. 정말 변했다는 신호다”라고 말한 뒤 “문제는 공천에서 경선을 할 경우다. 지역 대의원들에게 모바일 선거인단을 모아달라고 부탁하면, 1시간이면 1명당 10명은 금방이다. 경선에서 만일 이런 식으로 ‘아웃’되면 진보정치세력이나 시민사회세력이 볼 때는 토사구팽으로 읽힐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민주통합당에 인위적인 물갈이를 통한 인적쇄신을 주문했다. 박 예비후보자는 “물갈이를 통해 새로운 사람으로 바꿔줘야 하고, 나머지는 경쟁을 통해 바꿔내야 한다. 결국 ‘경쟁’과 ‘인위적 물갈이’ 등 투 트랙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예비후보는 국회 입성시 최저임금제의 현실화와 정리해고제 폐지 등 노동존중 복지국가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제의 현실화와 관련해 “최저임금이 현실화되면 사회 전반이 달라진다. 지금 (대기업이)무슨 떡볶이까지 판다고 하는데, 재벌이 몽땅 빨아가는 이 (경제)구조를 역진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리해고를 엄격하게 시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무총리 산하에 정리해고제와 관련한 ‘국민합의위원회’를 만들어 심사하자”며 “지금의 (정리해고제도는)완전히 기업주를 위한 제도다. 나는 지금부터 국회에 들어가 20년 뒤 은퇴할 때까지 급하다. 이 플랜들을 하나씩 차근차근 쌓아나가야 하기 때문에 바쁘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용진 민주통합당 강북을 예비후보와의 인터뷰-2

-이제부터는 총선 관련 질문이다. 4.11 총선 강북을 출마를 선언했다. 왜 강북을인가. 지난 2000년 29살의 나이로 출마했는데, 원래 연고지인가.

“초·중·고를 그쪽에서 나왔다. 사람들은 제가 민주노동당 창당 주역이니 29살의 나이에 멋있게 도전하려면 창원이나 울산, 마산으로 가야하는 것이 아니냐고 했다. 그쪽은 그쪽에 맞는 분들이 있을 것이고 나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겠다고 했다. 총학생회장을 했던 종로 출마도 한번 생각해봤지만, 초·중·고를 나온 ‘강북을’이 가장 낫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12년째 지역활동을 하고 있다. 강북을은 원래 출신지다. 지난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 2달 만에 치른 총선에서 13.3%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2004년에는 감옥에 갔다 오느라 (총선에)못 나갔다. 2008년 18대 총선 때는 진보신당 창당 한 달 만에 도전해서 12% 조금 못미쳤다. 지역에서는 제법 탄탄하다(웃음).

아까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들에게도 힘줘 말했는데(박용진 예비후보는 지난 23일 민주통합당 공천심사를 받았다), 지역경쟁력 얘기를 하더라. 진보정치세력 중 지난 10년 동안 서울지역에서 10% 이상 유지하는 정치인은 내가 유일하다. 노회찬 대표(현 통합진보당 공동대변인)는 민주노동당에서 비례대표를 한 뒤 총선에 출마해 득표율 40%를 받은 것이다. 강북을에 구의원이 6명 있다. 민주통합당 출범 전에는 진보정당 구의원 2명, 민주당 2명, 한나라당 2명이었다. 지난 10년 동안 열심히 활동해서 딱 3등분 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구의원까지는 찍어줘도 국회의원은 안 찍어주더라. 국회의원은 늘 3등이다(웃음).”

-민주통합당 공천심사가 진행 중인데,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와 경선방법 등에 대한 견해가 궁금하다. 일각에서는 여론조사나 국민경선이 진성당원제에 반하고 결국 정당정치의 약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비판이 많다.

“맛있는 음식도 하루 지나면 상한다. 처음 민주노동당을 설계할 때는 유럽의 정당들이 채택하고 있는 ‘진성당원제’가 가장 진보적인 제도였다. 그것을 해야만 했던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하나는 제왕적 총재, 즉 3김 시대를 종식시키는 유일한 무기로 봤다. 아래로부터의 상향식 공천과 아래로부터의 정당 건설이 핵심이었다는 얘기다. 다른 하나는 당 재정문제의 해결이다. 민주노동당에 당비 내는 당원들이 5만명이면, 1년에 1백억원 (정도) 모아준다. 국가로부터 통제받지 않고 (당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다. 매달 1만원씩 내니까 1년에 당비로 60억원이 들어온다. 그리고 지역 운영위원들은 좀 더 낸다. 또한 선거가 있으면 또 당비를 내기 때문에 사실상 100억원 넘게 모인다. 이게 (진성당원제의)힘이다. 그래서 10년 전 진보정당이 열린우리당과 개혁당을 견인하는 방식으로 진성당원제를 선택한 것이다.

그런데 진성당원제도가 10년을 넘기자 진입장벽이 돼버렸다. 구 민주당에 12만8천명에 가까운 진성당원이 있었다. 지난 1.15 당대표 경선까지만 (진성당원을)인정하고 허물어버렸다. 진입장벽이 허물어진 것이다. 지금은 정당의 진입구조를 허무는 것이 더 진보다. 자기 기득권 가진 사람들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당 진입장벽을 허무는 것이 진보라고 점에서 지금은 오히려 민주통합당이 진보정당들보다 성큼성큼 앞서가고 있다. 진보정당들도 100만명의 선거인단이 모여 투표하는 것, 그것이 훨씬 진보적이고 대중적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러면서도 계속 진성당원제 지키겠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민주통합 공천, ‘경쟁’과 ‘인위적 물갈이’ 투 트랙 필요

-정당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게 진보라고 했는데, 오픈프라이머리는 결국 진입장벽이 높을 수밖에 없지 않나. 그런데도 진보정당이 추구해야할 가치인가.

“인위적 물갈이를 그래서 얘기한 것이다. 물갈이를 통해 새로운 사람으로 바꿔줘야 하고, 나머지는 경쟁을 통해 바꿔내야 한다. 결국 ‘경쟁’과 ‘인위적 물갈이’ 등 투 트랙으로 가야 한다.”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회 구성 당시 시민통합당 배제 논란이 있었는데, 아직도 내부적으로 계파간 지분 나눠먹기에 대한 우려가 있다. 일각에서는 한명숙 대표나 친노진영 또한 자기사람 심기 시그널을 보낸 게 아니냐. 혹은 시민사회세력을 비토 하려는 의도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공심위에 현역 국회의원이 7명이나 들어갔다는 것은 황당한 일이다. 가장 검증대상에 올라야 할 사람들이 현역의원 아니냐. 그런데도 (민주통합당 전체 의원 중)무려 10%가 공심위에 들어가 심판을 보고 있으면 어쩌란 말이냐. 특히 이들 중 재선의원이 6명이다. 지난 18대 총선 때 국회의원에 떨어지고 지역구 위원장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 동료 의원들이었으니까 지금도 돈독한 관계에 있다. 이 말인즉슨, (예비후보자 중 공심위원들과) 전화를 주고받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15명의 공심위원이 있는데, 저는 전화번호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고, 그동안 전화통화 해본 사람도 한 명 없다. 당대표 후보까지 나왔던 박용진도 공심위원 15명 중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데, 다른 정치신인들은 얼마나 힘들겠나. (이런 현실을 보면서) ‘어떻게 이렇게 구성을 하나’ 하고 충격 받았다.”

-민주통합당 1.15 전대 당시 ‘신장개업한 음식점’이란 화두를 던지며 확실한 콘텐츠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총선에선 어떤 화두를 지역민에게 던질 것인가.

“민주통합당이 박용진을 선택하는 게 변화다. 민주통합당이 정말 변했다는 신호다. 문제는 경선을 할 경우다. 지역현실의 문제인데, 강북을 지역에 현역 국회의원이 있다. 지역대의원 300명을 자신이 임명한다. 자신과 연고가 없으면 갈아치워 가면서 순도 99.9%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분들 나이가 50대 후반~60대다. 지역 대의원들에게 모바일선거인단을 모아달라고 부탁하면, 1시간이면 1명당 10명은 금방이다. 반나절이면 6천명이다. 이건 경선이 아니다. 299명의 국회의원들 아무도 국민경선에 반대 안 하는 이유가 다 이렇게 준비돼 있기 때문이다. 경선에서 만일 이런 식으로 ‘아웃’되면 진보정치세력이나 시민사회세력이 볼 때는 토사구팽으로 읽힐 수 있다. 물론 경쟁을 요구하면 받아들여야겠지만 그 결과는 명약관화(明若觀火)한 것이다.”

박용진 브랜드? “젊고 매력 있는 진보…”

-그렇다면 민주통합당이 ‘박용진’에게 전략공천 내지 단수공천을 줘야 한다고 보는 것인가.

“정신이 있는 정당이면 그래야 한다. 밖에서 결합하지 않고 있는 진보정치세력에게도 (야권연대 과정에서) ‘10석을 주네’ ‘20석을 주네’ 하면서 지금 사선을 건너 여기까지 와서 (민주통합당)흥행을 시켜낸 진보정치세력에게는 경쟁하라고 하는 게 어디 있나. 바다 헤엄쳐 오느라 힘들어 죽겠는데, 여기서부터 10km 뛰라고 하는 게 어디 있나.”

박용진 민주통합당 강북을 예비후보@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가벼운 질문 하나 하겠다. 지금은 브랜드 시대다. 박용진의 브랜드는 무엇인가.

“진보다. 뭔가 매력 있는 진보, 매혹적인 진보가 되고 싶다. 빨간 머리띠의 농성자가 아닌, ‘너희가 진보를 알아?’라고 하면서 딱딱하고 무거운, 무서운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닌, 생활 속 아주 작은 얘기부터 국가 전체의 미래까지 함께 나눌 수 있는, 젊고 매력적인 진보정치를 해보고 싶다. 물론 모두에게 설득력을 갖추면서….(웃음)”

-19대 총선 때 국회에 입성한다면 가장 먼저 해보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대한민국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세 가지 상징적인 고통을 해결하고 싶다. 일단 최저임금제다. 최저임금 이하로 설정해놓은 제도를 현실화시켜서 OECD 평균으로만 가도록 해야 한다. 즉 노동자 평균임금의 50% 정도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6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하는데, 결정 이후 이것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노동자가 230만이고, 간접적으로는 거의 1천만이 넘는다. 때문에 최저임금제의 현실화는 대단히 중요하다. 또한 경제적으로도 상당히 의미가 있다. 사람이 수입이 없으면 쓰지 않지만 유효수입, 유효소득이 있으면 지출을 한다. 100만원 겨우 받던 사람들의 경우 최저임금이 현실화되면 40~50% 증가된 임금을 가지고 소비를 할 것이다. 사회 전반이 달라진다. 지금 (대기업이)무슨 떡볶이까지 판다고 하는데, 재벌이 몽땅 빨아가는 이 (경제)구조를 역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사람들은 ‘동일노동 동일임금’ 얘기를 아무렇게나 하는데 그 큰 의미를 모르고 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시행하면)지불능력이 없는 한계기업들의 사회적 도살을 유도하고 동시에 기업의 경쟁력을 집중시키는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보자. 현대중공업에서 일하는 금속노동자와 200명 이하 사업장에서 일하는 금속노동자가 연봉을 각각 8천만원과 4천만원 받고 있는데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시행하기 되면, 이들은 6천만원의 연봉을 수령하게 된다. 이때 현재중공업은 남는 2천만원을 기술개발 등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법이 마련돼야 한다. 동시에 한계기업이 4천만원에서 6천만원을 지급하게 되면서 망했을 때, 이 회사 노동자들을 사회적으로 받아 안아 재교육, 재취업 등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을 펼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이것이 스웨덴의 ‘사회적 대합의’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같은 일을 하면 동일한 돈을 줘야 한다는 단순한 게 아니다. 사회적으로 어마어마한 변혁이다.

이것의 첫걸음은 최저임금제의 현실화와 정리해고제도의 폐지다. 이를 현실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플랜이 있다. 지금은 특별하자가 없는 이상 신고하면 하는 대로 정리해고가 가능하다. 우리는 쌍용자동차, 현대중공업의 사례를 통해 정리해고제도의 사회적 폐해, 경제적 부담 등이 얼마나 큰지를 보지 않았나. 때문에 정리해고를 엄격하게 시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무총리 산하에 정리해고제도와 관련한 ‘국민합의위원회’를 만들어 심사하자. 심사기간도 상당한 기간을 둬야 한다. 지금의 (정리해고제도는)완전히 기업주를 위한 제도다. 이러한 사회적 정치플랜을 갖고 있어야 한다. 나는 지금부터 국회에 들어가 20년 뒤 은퇴할 때까지 급하다. 이 플랜들을 하나씩 차근차근 쌓아나가야 하기 때문에 바쁘다.”

한미 FTA와 복지 양립 불가…노동존중 복지국가로 가야

-당장 19대 국회에 입성한다면, 한미 FTA 문제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현재 민주통합당 내 FTA 협상파도 있고, 당 지도부도 한미 FTA와 관련해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회 입성 후 한미 FTA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낼 생각인가.

“그렇다. FTA 문제는 목소리를 내지 않겠다고 해서 안 낼 문제가 아니다. 대단히 중요한 국가정책이다. ‘스칸디나비아로 가자’가 정치의 목표다. 북유럽 복지국가, 스웨덴으로 가야 한다. 그 길의 최대 걸림돌이 한미 FTA다. 복지국가와 한미 FTA는 양립할 수 없다. 모든 FTA가 그렇다는 게 아니다. 그렇지만 한미 FTA는 국가의 정책과 사법의 개입능력을 완전히 무시할 수도 있는 위험한 것이다. 일류 역사 이래로 국가 간의 무역은 계속해서 그 장벽을 해소시켜가는 방식으로 왔다. 좋다. 그런데 지금 FTA는 한 나라의 문화, 사법 등까지 침해하고 있다. 결국 심각한 장애를 만들 것이다.

(향후)20년 동안 스웨덴으로 하나하나 쌓아서 가겠다고 하고 있는데, 한미 FTA는 그때마다 장애가 될 것이다. 아주 단순한 예로, 우리가 우물을 파서 먹고 있는데 저쪽에 수도사업이 들어와서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하자. 즉 자본의 이해, 사업주의 이해를 위해 국가정책까지 개입하고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FTA다. 단순히 FTA를 몇 개 조항 빼면 된다고 생각했다면 공부를 안 한 것이다. 내가 볼 때 정동영 의원 정도만 FTA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계신 것 같다.”

-한미 FTA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민주통합당의 갈지자 행보를 보면 무슨 생각이 드나.

“한미 FTA를 놓고 구 민주당 분들의 심각한 착각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한미 FTA가 날치기로 통과됐기 때문에 나쁘다고 하는 소리다. 다른 하나는 한미 FTA가 예전에 있었던 이익균형 깨트렸기 때문에 나쁘다고 하는 소리다. 둘 다 무슨 소리인가. 그때의 이익이라고 하면 현대자동차 그룹 하나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이익인가. 착각하고 있다. 날치기통과로 통과됐기 때문에 나쁘다는 소리도 말이 안 된다. 날치기통과 없이 합의로 됐다면 괜찮나. 한미 FTA 협정 당시부터 이미 12개의 독소조항이 있었다. 그것이 한미 FTA다. 그 독소조항을 걷어내면 한미 FTA 할 필요가 없다. 그동안 우리나라와 미국 간에 무역협상이 없었나. 우리나라와 미국 간 무역 더 줄었나. 아니다. 더 늘고 있다.

내가 보기에 노무현 대통령이 굳이 한미 FTA를 하려 했던 것은 타이밍을 봤던 것 같다. 당시 국가전체를 재설계해야 하고, 외부충격을 받아야 변한다는 표현도 했다. 그런데 외부충격을 기업이 받으면 모르겠지만 국가가 뇌진탕 걸릴 만큼 맞으면 어떻게 하나. 국가기능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나는 노무현 대통령이 이 사실을 퇴임 이후 봉하마을에 내려가 점검하면서 알았다고 본다. 지금 민주통합당도 솔직해야 한다. 한미 FTA는 우리가 열지 말아야 할 판도라상자를 연 것이다. 복지국가를 말하면서 한미 FTA 하자고 얘기하는 사람, 내가 볼 때 정치적 정신분열증이다.”

-한미 FTA와 복지는 양립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유럽식 사민주의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있다. 바로 증세 문제다. 과거 민주당은 ‘증세 없는’ 복지를, 진보정당은 ‘증세 있는’ 복지를 각각 주장했다. 증세에 대한 입장이 궁금하다.

“증세는 불가피하다. (다만 증세 있는 복지와 증세 없는 복지 정책이)동시에 다 추진돼야 한다. 증세 없는 복지라는 것은 4대강 사업 등 낭비되고 있는 재정을 거둬들여서 세수를 확보하자는 것이다. 그것도 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계속적인 증세가 필요한 이유다. 재벌에 대한 감세조치를 원상회복하고, 그 다음 증세로 가야한다.

이때의 증세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세금을)재벌, 부자들에게만 부과해서는 소용없다. 직접세 부과를 전반적으로 가져가야 한다. 직접세는 서민들의 경우 매월 몇 천원 정도의 증세가 되는 반면 부자들의 경우엔 백만원대의 증세가 된다. 이때의 전제는 ‘사회적 연대’다. 즉 부자를 공격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부자를 공격해서 얻을 게 아니라 부자가 사회적 연대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부자에게 자신의 사회적 지휘의 책임을 다하도록 하는 것이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도로를 잘 닦아놨기 때문에 자신의 벤츠가 안전하게 잘 굴러가는 것 아니겠나. 그런 사회적 기반시설을 같이 누리고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참여정부 말기에 노무현 대통령이 ‘비전2030’이라고 하는 기가 막힌 대안을 제시했다. 그런데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지금 기억도 못한다. 복지국가의 플랜이 다 있다. 그대로만 가면 된다. ‘비전2030’이라는 플랜을 알고도 방치하는 과거 민주당이 돼선 안 된다. ‘비전2030’ 책상 위에 꺼내놓고 20년, 30년 계획을 하나하나 세워나가는 민주통합당이어야만 미래가 있다. 그래야 대한민국 전체도 ‘노동존중 복지국가’, 스칸디나비아로 갈 수 있다.”

-참여정부가 ‘비전2030’ 내놓았을 당시 민주노동당에서 강하게 비판하지 않았나.

“그 내용을 비판했겠나. 이게 무슨 짓이냐고 한 것이지….좀 웃겼다. 한미 FTA를 추진하고 재벌중심 정책으로 가면서 ‘비전2030’을 내놓은 것이다. 앞서 얘기했던 정치적 정신분열이다. 대통령 시절의 노무현은 정말 비판받을 게 많다고 보지만, 퇴임 이후 모습은 제가 반성까지 할 정도로 깜짝 놀랐다. 노 대통령이 ‘비전2030’을 통해 보편적 복지와 관련한 재정규모 등 잘 정리해놓았지만, 아무도 실천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제라도 노무현 정부에서 만들어놓은 보편적 복지국가의 길인 ‘비전2030’을 부여잡고 가야 한다.”

-노동존중 복지국가 등 모든 것을 실현하려면 이번 공천을 받아 당선까지 가야 한다.(웃음) 당선 확률은 얼마나 있다고 보나.

“무조건 당선된다. 강북을은 전두환 집권하고 처음 있었던 지난 12대 총선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민정당, 신한국당, 한나라당이 이겨본 적 없는 지역이다. 완전히 똘똘 뭉쳐 있는 ‘서울의 광주’다. 그러면서 동시에 ‘박용진’에게 10%대의 득표율을 늘 유지해주던 지역이다. 지역주민들은 분위기? ‘공천만 받아라’다.(웃음) 강북을은 사실 (진보정당) 누가 가도 이기겠지만, 흠이 있거나 문제 많은 사람이 가면 (새누리당에) 공격받아가면서 힘들게 이길 것이다. 박용진은 10%대 지지층이 있다. 지난 2008년 민주노동당에서 진보신당 창당하고 한 달 만에 제가 12%의 득표율을 받았다.”

-19대 총선 공약 준비는 다 마쳤나.

“국회의원이 지역공약을 준비할 게 뭐 있나. 다만 지역이 워낙 낙후되고 주택밀집지역이 많아 학교가 주택지역 안에 있다. 그렇다 보니 등하교시간에 차와 아이들이 뒤엉켜서 몹시 불안해하고 있다. 안전한 등하굣길을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뉴타운 문제로 지금도 개발주민과 반대주민이 충돌하고 있다. 서울시가 그 부분에 대해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저는 박원순 시장이 잘할 것이라고 본다. 어쨌든 대규모 개발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차라리 리모델링을 하면 미장, 벽돌, 배관 등 6~10개 팀이 들어가게 되는데, 이때 40여 명 노동자들이 한두 달 작업 하고 수익을 낼 수 있다. 그런데 지금 뉴타운사업의 경우 대기업들이 돈을 벌고 있다. 몇 개의 건설회사만 돈을 챙기고, 나머지 노동자들은 아무것도 챙기지 못한다. 재개발사업을 통한 돈의 흐름이 상층부에서만 계속 도는 것이다. 경제지표 상으로는 경제가 활발하게 돌아가는데, 국민은 돈도 없고 재미도 못 보고 있다. 이제 대규모 개발은 그만해야 한다. 아주 부분적으로만 해야 한다.”

-선거는 사실상 프레임 싸움이다. 야권에 유리한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지역구민들의 표심을 공약하기 위한 프레임은 필요하다. 준비가 됐나.

“이명박 대통령을 선거판에 적극적으로 끌어내 1:1구도로 가는 게 가장 좋다. 지역에서는 일단 젊은 사람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만40세’의 박용진이 있다. 야권연대 실현의 요구에 있어서도 박용진이 되면 실현되는 것이다. 또한 반(反)이명박을 넘어서는 보편적 복지, 진보적 가치를 계속 해왔던 사람이다. 지역주민들이 볼 때 너무나 흡족한 후보가 아닌가.(웃음) 이와 함께 단순히 반대만 하는 것이 아니라 현 정부를 넘어서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민주통합당이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 과반의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야권연대가 중차대하다. 그러나 현재 야권연대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금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과, 야권연대 결렬로 갔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한다고 보나.

“양쪽 다 말이 안 되는 일을 하면 안 된다. 이른바 ‘심상정, 노회찬, 이정희’ 이런 분들이 특정지역에 후보로 나가겠다고 하는데, 이는 말이 안 된다. 야권연대 이전에 같은 야당 입장으로 생각해봐도 그렇다. 또한 야권연대로 원하는 지역에 10석 정도 양보를 받더라도 비례대표 역시 중요하니까 다른 지역에 (후보를)다 내겠다고 한다. 우리는 비례대표 욕심 없겠나. 이렇게 가면 안 된다. 이게 말이 안 된다는 걸 서로 알면서도 협상 과정에서 자꾸 딴 얘기를 한다. 이제 정말 시간 없다. (통합진보당이)자꾸 협상결렬을 선언하겠다고 하는데, 지금 적국과 ‘전쟁이냐 평화냐’ 결정하는 것이 아니지 않나. 협상하는 기간에는 조용히, 서로 솔직하게, 말 안 되는 소리는 그만 해야 한다. 양측이 이전투구 하는 와중에 순진한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정권 바뀌고 이제 세상도 좀 달라졌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원하는 국민 앞에서 그러면 안 된다. 좀 말 안 되는 소리 그만 하자. 상대를 공격하고 비판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가져가려 하면 안 된다. 정치 그렇게 하면 정말 짧게 보는 거다.

곧 한나라당(현 새누리당)과 붙어야 하는데, 시간이 없다. (양측 모두)여론조사에서 격차 나면 깨끗하게 정리하고, 2014년 지방선거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지역단위로 고민할 수도 있지 않나. 지금 (공천이)한 자리밖에 없는데 어떻게 하나. 다음 지방선거 때 진보정당을 우선 배려하는 다양한 조치를 고민할 수 있다. 지금 지역에서는 경선 한다고 진 빼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만일 지금 경선하면 다음 선거 때도 경선이다. 박용진이 이쪽으로 결합한 마당에 진보정당이 경선으로는 지역에서 이길 수가 없다.”

-중앙당 차원의 야권연대 협상이 결렬되면, 지역적인 야권연대도 필요하다고 보나. 이런 부분까지 당내에서 논의되고 있나.

“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강북지역은 야권연대가 없어도 승리할 수 있는 지역 중 하나다. 하지만 서울 등 수도권에는 야권연대가 없으면 어려운 지역들이 더 많다. 야권연대가 결렬되면 국민이 실망할 것이고 투표장에 안 온다. 양당은 무거운 책임감으로 임해야 한다. 진보정당 지도부가 이 무거운 역사적 책임감을 알 거라고 본다. 거기에 충실해주기를 바란다. 최근 한명숙 대표가 최고의 표현을 했다. ‘공천심사 결과보다 야권연대가 우선’이라고 했다. 최고의 성의 있는 발언을 한 것이다. 그렇다면 통합진보당도 제발 성의를 보여라. ‘10석 챙기고 나면 나머지 당원들도 다 출마해야 한다’고 나오는 게 어디 있느냐.”

-마지막 질문이다. 인터뷰 도중 못한 말이 있거나 19대 총선과 그에 앞서 공천에 임하는 각오를 <폴리뉴스> 독자들에게 해 달라.

“박용진은 열정이 굉장히 많은 사람이다. 이 지극한 열정의 희미한 목표는 세상을 바꾸는 것이다. 20대 때는 짱돌과 화염병으로 세상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고, 30대 때는 진보정치로 정당구조를 형성시켜내는 것이 가능하다고 봤다. 진보정치가 이제 제 발로 섰다. 이제는 진보의 가치를 실현하는 게 중요한 시점이 됐다. 그러나 세상은 잔인하다. 오랫동안 진보적 가치를 주장해온 사람들이 이 가치를 실현해내도록 두지 않는다.

과거 12년간 진보정당의 정치적·법적 독립성을 위해 투쟁해왔다. 앞으로 정치인생의 목표는 저의 60살까지, 그러니까 남은 20년간 진보적 가치의 종착점인 ‘노동존중 복지국가’를 딱 스웨덴이 해놓은 절반 정도까지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들은 온갖 투쟁과 어려움 속에서 지금의 스웨덴을 만들어냈지만, 우리는 좀 더 빠른 속도로 그들의 방식을 답습해갈 것이다. 우리 사회는 다이내믹하다. 20년 동안 스웨덴의 절반까지 가면 후배들이 우리가 설정해놓은 목표 위에서 또 20년을 갈 것이다. 그렇게 2013년 체제에서 출발해 2050년 정도가 되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지금처럼 잔인한 정글의 법칙에서 허우적대지 않고 인간다운 삶을 살게 될 것이다. 60살 이후로는 즐기고 살 거다. 그간 감옥도 3번이나 갔다 왔고…가족들에게 너무 많은 고통을 줬다. 60대에는 유쾌하게 즐기면서 내가 설정해놓은 노인연금 받아가면서 살 것이다.(웃음)”

<저작권자 ©폴리뉴스 - 시사1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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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3.11 00:13 [ ADDR : EDIT/ DEL : REPLY ]


  “민주통합 창당 여기서 일단락 아냐”…“박원순, 권영길·노회찬·심상정 보다 진보적”
최신형 기자 (tlsgud80@polinews.co.kr) 2012-02-29 00:19:41
박용진 민주통합당 강북을 예비후보@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작은 반란의 주인공을 만났다. 민주통합당 1.15 전당대회에 앞서 열린 예비경선(컷오프)에서 세간의 예상의 깨고 구체제에 작은 균열을 일으킨 ‘박용진’, 그가 오는 4.11 총선 ‘강북을’ 지역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인터뷰 내내 도발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박 예비후보는 보편적 복지를 말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주장하는 민주통합당 등 기성 정치권을 향해 “정치적 정신분열 상태”라며 “한미 FTA와 복지는 양립 불가”라고 주장했다.

동시에 그는 ‘박용진 역할론’을 주장했다. 박 예비후보는 민주통합당 정체성 논란과 관련, “당 강령에 ‘노동존중·복지국가·한반도 평화’ 등의 3대 가치를 분명히 했으나, 이는 종이에 글씨로만 남겨져 있을 뿐”이라며 “(진보 가치를)계속 살아 움직이는 정책으로 실현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민주통합당)창당은 여기서 일단락되는 것이 아니라 내부적으로 계속 흔들릴 것이다. 여기에 박용진 역할이 있다”고 단언했다.

박 예비후보는 이어 민주통합당의 현재 모습과 관련, “지금 봄이 왔는데 두꺼운 솜이불(을) 뒤집어쓰고 있다. 아이가 이미 성장해서 교복이 작기 때문에 바꿔야 하는 시점”이라며 “ 구 민주당은 진보적이지 못했지만, 민주통합당은 진보적 가치를 수용한 정당이다. 또한 이를 실현하고 실천하겠다고 말한 정당이다.말만 하고 움직이지 않으면 욕먹게 돼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박 예비후보는 당 공천심사위원회 구성 논란에 대해선 “충격 받았다”고 한마디로 정의했다. 공천을 앞두고 있는 다른 후보자들이 당 대표와 공심위 등의 비판을 삼가는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그는 “현재 민주통합당이 진보적 가치를 받아들였고, 시대적 흐름과 국민적 열망을 받아들인 이상 당연히 정체성에 대한 문제는 정리돼야 한다”며 강한 인적쇄신과 공천혁명을 주장했다.

그는 진보의 개념도 재정립했다. 구 민주노동당 대변인과 진보신당 부대표 출신인 박 예비후보는 진보의 재구성 담론과 관련, “‘무상급식 등의 가치를 주장하고 있으니, 내가 진보다’라고 얘기해서는 안 된다”면서 “가치를 실현해내는 게 진보다. (그런 점에서) ‘권영길 노회찬 심상정’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더 진보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은 진보정당의 법적 독자성 유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것을 뛰어넘어 무상급식, 무상의료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이 중요하다”면서 진보정당 옛 동지들에게 “‘진보정치인들 중 뛰어난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은 잔디구장에서 뛰어야지, 왜 자꾸 좁은 골목에서 축구를 하려고 하느냐”며 대통합론을 주장했다.

박 예비후보는 인터뷰 내내 민주통합당의 가치와 정책의 지향점, 2013년 체제와 진보적 가치의 함수관계, 야권대통합론 등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피력했다. 그와의 인터뷰는 지난 23일 민주통합당 영등포 당사에서 1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다음은 박용진 민주통합당 강북을 예비후보와의 인터뷰-1

-4.11 총선과 관련한 질문에 앞서 민주통합당 1.15 전당대회 얘기부터 해보자. 당초 예상을 깨고 컷오프에 통과했으나, 본선에서 9위에 그치며 당 지도부 입성에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반란’으로 자주 표현됐다. 민주통합당 전대에서 박용진이 보인 작은 반란의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나.

“성공했다면 혁명이었을 텐데….(웃음) 실패해서 반란으로 진압되고 말았다. 어쨌든 진보적 가치를 몸으로 실천해왔던 세력과 사람이 민주통합당과 결합함으로써 민주통합당이 ‘도로민주당’이 아니라고 하는 구체적인 근거가 될 수 있었다. 그러한 선택을 한 우리 당원들의 전략적 판단을 늘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박용진’이 여기에 왔을 때, 적어도 민주통합당의 익숙한 얘기들, 가령 DJ(김대중 대통령)-노무현 정신과 노선의 계승만을 얘기했다면, ‘도로 민주당’ 얘기가 많이 나왔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통합당 1.15 전당대회 합동연설회 당시)부산에서는 노무현 정권의 문제점을, 광주에서는 정리해고 제도를 도입했던 김대중 정부의 실책을 지적했다. 동시에 ‘노동존중 복지국가’라고 하는 진보적 가치를 주장했다. ‘박용진’이 민주통합당과 결합하고, 지도부선거에서 일정한 성과를 보인 것으로 민주통합당이 더 풍부해졌다. (민주통합당의)집권은 물론 보다 나은 나라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을 보였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진보신당을 탈당한 뒤 복지국가정치동맹을 이끈 뒤 ‘혁신과통합’에 합류했다. 이후 시민통합당이 민주당과 통합하면서 ‘민주통합당’이 출범했다. 현재 민주통합당 모습은 당초 구상했던 모습인가. 일각에서는 한명숙 체제 출범 이후 친노세력의 전면적 부활이라면서 ‘도로 열린우리당’, ‘도로 민주당’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연속된 창당(과정)이다. 민주통합당이 창당 이후 밝힌 강령을 보면 우리가 구상한 것과 다르지만 진보적으로 더 나아갔다. ‘노동존중’ ‘복지국가’ ‘한반도 평화’라고 하는 3대 가치를 분명히 했다. 훌륭한 진보적 강령이다. 그러나 이는 종이에 글씨로만 남겨져 있을 뿐이다. 이것을 계속 살아 움직이는 정책으로 실현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이를 담지하고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지도부를 채워나가야 한다. 지도부(구성을 보면)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더 무서운 것은 우리의 지지층이 진보적인 정당을 원한다는 것이다. 진보적인 나라를 적극적으로 바라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민주통합당 창당은 여기서 일단락되는 것이 아니라 내부적으로 계속 흔들릴 것이다.

만약 ‘도로 민주당’이 맞다고 한다면, 김진표 원내대표가 (하나의 정책을 놓고) ‘진보적인 정책과 가치에 맞지 않는다’라고 했을 때 당이 궁지에 몰려야 한다. 또 민주통합당이 예전의 구(舊)민주당의 모습이 보일 때 많은 사람들이 예전같이 내버려두지 않고 ‘변화하지 않는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때린다. 현재 민주통합당은 창당했으나, 창당 과정에 있다. 진보적인 신당이지만 원내 구성은 구당을 반영하고 있다. 때문에 계속해서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해야 한다. 진보적인 걸음을 해가야 하는 상태다. 그 과정에서 ‘박용진’ 역할이 있다.”

민주통합, 공천혁명 통해 진보적 가치 실현해야

-1.15 전대 당시 민주통합당 내 진보정당 출신의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말을 했다. 뒤집어서 얘기하면 민주통합당은 진보정당이 아니라는 의미로 들린다. 민주통합당은 이념적으로 진보정당인가. 이와 함께 2013년 체제에 맞는 진보정당의 자세는 무엇이라고 보나.

“지금 봄이 왔는데 두꺼운 솜이불(을) 뒤집어쓰고 있는 것이고, 아이가 이미 성장해서 교복이 작기 때문에 바꿔야 하는 시점이다. 민주당은 집단적 세미나를 통해서 진보적 가치를 수용한 것이 아니다. 보편적 복지, 노동 존중 등 진보적 가치를 받아들인 국민을 민주당이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시대를 선도하고 있지 못하다. (미국산 쇠고기 반대집회)촛불집회를 민주당이 먼저 기획했나. 한미 FTA 반대투쟁을 민주당이 선도투쟁 했나. 그렇지 않다. 과거 민주당은 진보적이지 못했었지만, 민주통합당은 진보적 가치를 수용한 정당이다. 또한 이를 실현하고 실천하겠다고 한 정당이다. (진보정당으로 가는)과정에서 말만 하고 움직이지 않으면 욕먹게 돼 있다.

이전 구(舊)민주당은 서민과 중도, 중산층을 위한 정당이라고만 (강령에)써 있었지, 보편적 복지는 있지도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그 당이 그렇게(복지에 소극적으로) 움직이는 것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민주통합당이 진보적 가치를 받아들였고, 시대적 흐름과 국민적 열망을 받아들인 이상 당연히 정체성문제는 정리돼야 한다. 이것이 인적쇄신이고 공천혁명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인적쇄신, 공천혁명이 반드시 필요하다. 졸업을 앞둔 아이에게 자꾸 입학 할 때 맞췄던 교복을 억지로 입히려 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나. 지금은 봄에 맞는 옷, 아이 몸에 맞는 옷을 입혀야 한다.”

박용진 민주통합당 강북을 예비후보@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 공천 때마다 인적쇄신에 대해 인위적 물갈이 논란은 늘 있어왔다, 최근 유시민 통합진보당 대표는 ‘매 총선마다 사람이 약70%가 교체됐으나 우리나라 정치는 그만큼 변하지 못했다’라고 비판했다. 즉 선거구제 개편 등 제도개혁이 수반되지 않으면 인적쇄신도 소용없는 의미다. 어떻게 보나.

“부분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선거구제 개편은 10년 전부터 얘기됐는데, 왜 이제 와서 그러나.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한국정치학회를 비롯한 여러 학자와 진보정당에서 주장했다. 독일식 선거제도를 도입하면지역감정을 넘어서고, 구태정치를 뒤집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지금 (유시민 대표가) 주장하는 바는 맞는 말을 반복하는 것뿐이다.

인적쇄신은 당연히 인위적으로 하는 것이다. 인적쇄신을 자연스럽게 하는 경우가 어디 있나. 지금 문성근 최고위원을 제외한 한명숙 대표 등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모두 전략공천, 비례로의 배려 등 인위적인 쇄신의 수혜자들이다. 그것이 나쁜 결과를 낳았나. 아니다. 우리에게는 두 가지 과제가 있다. 하나는 제왕적 총재 구조다. 즉 공천을 밑으로 내리 꽂아 생기는 여러 정치부패의 과정이다. 이는 많이 해소됐다. 그것의 결정판이 ‘국민경선제도’다. 그런데 ‘국민경선제도’를 한나라당(현 새누리당)과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아무도 반대 안 한다. 자신 있기 때문이다. 4년씩 6선이면, 24년이다. 한 사람이 엄마 뱃속에서부터 군대 갔다 올 때까지 국회의원 한 것이다. 조직을 얼마나 잘 관리했겠나. 그렇다면 당연히 국민경선이라는 이름하에 기존 기득권세력들이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때 여러 평가기준을 통해 인위적으로 물갈이를 해줘야 한다. 제왕적 총제 구조가 가져오는 비민주적 정당구조와는 결별하고 동시에 젊은 세대, 새로운 정치세력들이 정치구조 안에 영입해 (제2의)‘한명숙·이인영·박영선’ 등을 육성해야 한다. 기존 구조 그대로 간다면 지금 현역의원들, 지역위원장들이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대한민국의 불행이며 민주통합당의 불행이기도 하다.”

진보? 가치 실현해내는 것…대선 전 야권단일정당으로 가자

-진보신당 통합파 측이 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과 통합하며 ‘통합진보당’이 출범했다. 개인적으로 통합진보당 합류에 대한 아쉬움 같은 것은 없나. 박용진 브랜드가 통합진보당에 가면 더 빛날 것이란 주장도 있다. 지금의 통합진보당은 어떻게 보고 있나.

“왜 아쉽지 않겠나. 이혼을 해본 적은 없지만 탈당할 때 이혼서류에 도장 찍으면 ‘이런 느낌이겠구나’ 했다. 아쉽다. 그러나 그 전에 1년여 정도 (진보신당) 내부에서 토론하고 논쟁했다. ‘진보정당’이라고 하는 중앙선관위가 인정하는 법률적 독자성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지, 아니면 진보정치가 주장해온 노동·복지·한반도평화 등 진보적 가치를 실현시켜내는 게 중요한지. 누가 더 진보인지는 과거 보듯 시험으로 뽑는 게 아니다.

지금 국민에게 물어보면 (박원순 서울시장 보다)‘권영길·노회찬·심상정’이 훨씬 진보적인 정치인라고 답할 것이다. 그러나 저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실제 더 진보적이라고 본다. 박 시장이 취임 다음 날 800억원이나 되는 무상급식 관련 예산을 집행했다. 그렇게 모든 논란 일거에 잠재워버렸다. 아이들 밥 먹이는 문제를 놓고 이념논쟁 하던 사람들의 입을 막아버렸다. 무상급식은 구 민주노동당이 지난 2002년 친환경무상급식 서울시조례를 만들겠다며 16만명의 서명을 받으면서 전면적으로 제기된 사회적 이슈다. 그게 지금 실현됐다. 그게 진보정당의 힘으로 실현됐나. 물론 진보정당이 사회적으로 문제제기한 공로는 크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그 가치를 주장하고 있으니 내가 진보다’라고 얘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가치를 실현해내는 게 진보다. 친환경 무상급식을 우리 아이들에게 먹였으면 좋겠다고 얘기한 어머니의 그 아이는 이미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그 시점에서도 (무상급식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것을 실현시켜내는 것은 더 필요하고 중요하다. 민주당이 만일 무상교육·무상의료·보편적복지·노동존중 복지국가 등을 만드는 데 관심이 없다고 하면 같이 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지금 하겠다고 하지 않나. 실제 강령에 못 박고 실천하려고 하지 않나. 그렇다면 힘을 보태서 대한민국 국민에게 단돈 천원이라도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주는 게 진보지, 10여 년 전부터 여전히 나는 진보였다라고 말하는 게 진보인가. 이것이 내가 던진 질문이고, (당시 진보신당에서)여기에 대답한 사람 한 명도 없었다.

내가 이런 얘기를 하면 심상정·이정희 대표 모두 원내 20석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원내 20석을 만들어서 뭐하느냐고 물으면 무상급식, 무상의료 등 하겠다는 것이다. 그걸 다 합쳐서 하면 안 되는 것인가. 답답했다. 처음 권영길 (전) 대표와 민주노동당을 만들 때 사회운동세력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당은 계량주의 등이 강조되기 때문에 모두들 당을 만들면 안 된다고 했다. 그때도 민주노동당을 만들자고 하는 주장과 실천이 굉장히 외로웠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들은 진보정당의 법적 독자성 유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것을 뛰어넘어 무상급식, 무상의료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을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

-그런 맥락에서 야권대통합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인가.

“간절히 요구하고 있다.”

-야권대통합이 되면 일시적으로 양당제로 갈수밖에 없다. 국민의 다양한 의사를 반영할 수 없는 문제에 봉착한다는 비판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현재)이 구조에서 어떻게 다당제로 가나. 지난 10년 동안 해봤지 않나. 민주노동당이 활동을 열심히 안 했나. 진보적 가치 주장 안 했나. 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은 자칫 진보정당에게 표를 더 주면 한나라당(새누리당)이 집권하는 이 못돼먹은 구조(결선투표제 없는 소선거구제)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선택을 편안하게 해 주는 게 필요하다. 그리고 합의하자는 것이다. 말로는 일단 다 동의한다고 하는데, 우리가 다수당이 되면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로 선거법 개정하는 데 합의해야 한다. ‘나눠먹기’ 전대 그만하고 당을 하나로 합쳐 180석 이상 만든 다음 (선거법 개정을)하자는 것이다. 그러면 된다. 이 안에 진보적 블록만 있는 게 아니다.”

-일각에서는 양당제로 갈 경우 한국정치사에서 진보정당의 발전을 죽이는 결과를 낳는다고 말한다. 과거 70∼80년대 DJ의 비판적 지지와 무엇이 다르냐는 비판도 있다.

“비판적 지지는 하나 얻는 것 없이 다 준 것이고, 지금은 민주노동당 등 진보정당 10여 년간 결과로 진보적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게 대세다. 그런 진보정치세력이 있다. 그들을 이 안으로 불러 (진보정당을)형성하고 법적인 독립성만 유보한 채 나머지는 다 유지하면 된다.

왜 그렇게 겁을 내는지 모르겠다. 겨우 100여명의 당원들과 몇 안 되는 국회의원이 민주통합당에 들어왔지만, 목소리를 줄였다거나 신념을 바꿨다거나 하지 않았다. 정치는 경쟁의식이고 내부투쟁이다. 민주통합당 안에서도 지금 얼마나 치열한가. 그것을 비판적 지지라고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 자기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선택하고 움직인 것이다.

‘박용진’이 여기에 결합했다고 무슨 배려를 받은 게 아니다. 진보정치인들 중 뛰어난 사람들 이 많다. 그런 사람들은 잔디구장에서 뛰어야지, 왜 자꾸 좁은 골목에서 축구를 하려고 하나. 진보정당에 있는 정치인들이 전면에 나서면 국민들이 이런 주옥같은 사람도 있구나 하고 감탄할 것이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이 민주통합당에 입당했다. 긍정적으로 보고 있나.

“그렇다. 지금은 박원순 시장이 민주통합당에 힘을 실어 총선에서 과반 이상 점하는 게 필요하다. 저는 진보의 세 가지 플랜이 다 성공했으면 좋겠다. ‘민주통합당의 원내 과반, 통합진보당의 20석 달성, 진보신당의 원내진출’이다.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이뤄져서 정말 진보의 시대가 만개했으면 좋겠다. 그것을 바탕으로 대선 전 단일정당으로 가자는 제안을 다시 한 번 해볼 생각이다.”

-19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하게 되면, 대선 전 야권대통합을 추진해갈 생각인가.

“그렇다. 어차피 대통령선거에서 한나라당(새누리당)과 야당이 1:1로 가야한다는 데 다 동의한다. 정당은 그대로 유지하고 하나의 리그에서 하나의 정당으로 단일후보 뽑자는 것이다. 500만명이 참여해 경선을 하면 된다. 그 방법이 제일 좋다.”

<저작권자 ©폴리뉴스 - 시사1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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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민주당 예비경선 파란의 주역 박용진 후보

기사입력 2011-12-28 오전 8:10:29

지난 26일, 민주통합당 예비경선에서는 작은 '파란'이 일어났다. 민주당 출신 이종걸, 신기남, 우제창 등 쟁쟁한 인물들을 제치고 나이 마흔 살, 진보정당 출신 박용진 후보가 9명의 당대표 선거 본선 후보에 포함된 것이다. 그의 경력을 보면 고개를 더 기울이게 된다. 민주노동당 대변인, 진보신당 부대표.

진보신당 부대표 시절, 목 놓아 주장했던 두 진보정당의 통합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그는 당을 뛰쳐 나왔다. 그리고 문성근 '국민의 명령' 대표를 만났고, '혁신과 통합'에 합류했다. 야권 통합에 힘을 보탰고 민주통합당 지도부에 도전했다.

총 15명의 후보 중 9명만 살아남은 이번 경선 결과와 박 후보의 '안착' 요인을 분석하며 언론은 '진보 정당 출신이라는 점이 되려 장점으로 작용했다'고 평했다. 27일 만난 박 후보 스스로도 "'새까만 자장면 위에 완두콩 두 세 개 얹자'는 취지로 뽑아준 것"일 수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박 후보는 다만 "구색 맞추기라도 좋다. 대신 지도부에 들어가면 민주통합당의 '진보화'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 통합진보당과 선거 연대 과정에서 진보정당 출신인 자신이 양쪽을 오가며 '거간꾼'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세'가 없다. 당장 "내일 제주도를 가는데 저는 '피켓' 하나 들어줄 사람이 없다"고 말한다.

오는 15일 몇 가지 '이변'이 생길 수 있다고 가정할 때, 그 '이변' 중 하나는 박용진 후보의 지도부 입성일 수 있다. 연신 "높은 득표를 할수 있다"고 자랑하고, "양재에서는 돌풍이, 내일 (15일 본경선이 벌어지는) 일산에서는 혁명이 벌어질 것"이라며 유쾌하게 '깔대기(자화자찬)'를 들이대던 박 후보를 27일 서울 여의도 '혁신과 통합' 사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박 후보 인터뷰 전문이다.

▲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표 후보 ⓒ프레시안(최형락)

"지금은 자장면 위에 완두콩일지라도"

프레시안 : 40세인데 흰머리가 보인다. 일부러 염색을 안 한 것인가?

박용진 : 그렇다. 2000년 29살에 처음 출마해서 지금도 지역에 가면 어르신들이 '애들 같다'고 하시는 분이 있어서 (흰머리가 나도) 그냥 뒀다.

프레시안 : 일단 축하한다. 예비경선 통과, 예상했나?

박용진 : 예상 못 했다. 1인3표다 보니 표가 계산되는 상황이 아니었다. '박용진 표다' 이렇게 감이 왔던 표는 70표 안팎 정도였다. 현장에서 보니 (표심이) 안 읽히더라. 웬만한 후보 선거본부에서 통제력을 발휘 못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현장 연설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했다. 현장 연설의 핵심은 이것이다. 우리가 민주통합당을 만들었지만, 언론에서는 '친노 세력 부활'로 읽히고 있고, 우리가 통합 정치를 얘기하고 있지만 '도로 민주당', '도로 열린우리당' 된다고 하는 우려가 있는 것 아니냐. 진보정당에서 진보 정치를 하고, 노동자 서민을 대변해왔던 사람이 통합의 대의를 갖고 여기까지 왔는데, (나를) 떨어뜨리면 국민들이 이 당을 통합의 정당이라고 보겠느냐고 했다. 그래서 3번째 표를 결정 못한 분들이 제게 표를 준 것 같다.

프레시안 : 예비 경선 통과의 가장 큰 요인을 현장 연설로 보는 건가?

박용진 : 그렇다. 경선에 흥행이 있고 상품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거기에 사람들이 끄덕끄덕 한 것 같다. 내가 내놓은 화두가 '신장개업한 음식점'이었다. 음식점 열었는데, 홀서빙도 그대로고 메뉴도 하나 밖에 없으면 되겠나. 다양한 메뉴, 새로운 인물이 흥행 성공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프레시안 : 예비 경선 결과를 보면 언론에서는 친노, 시민사회 부상, 세대교체 조짐 등,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분석하는 것 같다. 어디에 중점을 둬서 볼 수 있을까?

박용진 : 시민사회(의 부상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따지고 보면 시민사회 정치 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후보는 이학영 후보 정도다. 문성근 후보의 경우는 '친노'로도 읽히겠지만 문법이 다른 정치를 해 왔다. 친노, 시민사회의 부상으로 읽기보다 '새로움'으로 읽어야 한다. 컷오프 결과를 한 글자로 표현하면 새로울 '신(新)'이다. 세대교체와 다르다. 문성근 후보, 나이가 젊지 않다. 그러나 새롭다. 박용진이 가진 것도 진보적 새로움이다. 정치가 달라져야 한다는 광범위한 욕구에 대한 민주통합당의 답이 어제 박용진, 문성근, 이학영의 (본선) 진출이라고 본다.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다. 진보정당을 했고 진보 가치를 내세운 저의 경우 진보적으로 젊다.

▲ "구색맞추기라도, 어찌됐든 최종 결과로 진보 깃발을 든 박용진이 한 발 더 다가섰다. 어제 양재에서는 돌풍이, 내일 (15일 본경선이 벌어지는) 일산에서는 혁명이 벌어질 것이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큰 흐름은 '새로움'이긴 하지만, 박용진 후보는 통과했는데 같은 시민통합당 출신 김기식 후보는 떨어졌다. 예비 경선을 통과한 9명의 면면을 보면 '무지개 연합군'이라고 할 수도 있다. 구민주당부터 시민사회까지, 어떻게 보면 각 세력의 대표들이 한 명씩 들어갔다는 생각도 든다.

박용진 : 김기식 후보가 떨어졌다. 의외이긴 했다. 김 후보의 경우 '메시지가 없었던 것 아닌가' 하는 얘기를 누가 하더라. 연설 내용에 '내가 빅텐트를 처음 주장했고, 박원순 시장과 함께 참여연대를 꾸렸다. 나 같은 시민사회 인사가 참여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갔는데, 그것은 비평가 입장에서 보는 것일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자기 상품'을 확 팔았어야 했다는 것이다. 저의 경우는 '버스 출발하는데 저도 태워주세요. 그래야 이 버스가 장사가 되는 것 아닌가요'라고 단순하게 주장했다. 경선에 모인 분들이 모두 정치 5단 쯤 되는 인사들이다. 평일 낮에 출석률이 95.7%다. 어마어마하더라. 그 사람들이 전략 투표를 한다. 세 번째 표는 (참여하면 경선 흥행 관련해) 장사가 되는 애, 저를 준 것이다.

프레시안 : 야권통합을 통해 민주당이 외연을 넓히는 과정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필두로 시민사회 출신 인사들이 한축을 형성한 측면이 있다. 그래서 박원순 시장과 '세트'로 생각되는 김기식 후보가 견제당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역으로 묻자면, 박용진 후보의 경우 진보 정당 출신의 대표 주자로 나오기는 했지만 약체다. 그래서 나쁘게 표현하면 '구색 맞추기'라는 느낌도 들더라.

박용진 : 구색 맞추기라도 좋은 일이다. 선거는 무조건 돼야 한다.(웃음) 제가 약체인데, 구색 맞추기로 '자장면 새까만 것 위에 완두콩 두 세 개 얹자' 이렇게 (중앙위원들이) 결정했다고 치더라도, 그 다음은 국민들이 선택을 하는 것이다. 어찌됐든 최종 결과로 진보 깃발을 든 박용진이 한 발 더 다가섰다. 어제 양재에서는 돌풍이, 내일 (15일 본경선이 벌어지는) 일산에서는 혁명이 벌어질 것이다.

"반MB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정권 교체로 진보정책 실현이 중요"

프레시안 : 민주노동당 대변인, 진보신당 부대표를 지내고 진보신당을 탈당한 후 개인적 차원에서 큰 결단을 했다. 결국 민주통합당으로 오게 됐다. 그 이유와 관련해 여러 번 말했지만 박용진을 잘 모르는 사람은 궁금해할 법하다. 민주통합당을 선택한 이유를 말해 달라.

박용진 : 이 얘기는 어디에서도 안했던 건데...개인적인 얘기를 하나 하겠다. 우리 큰 아이가 세 살이 되기 전이었다. 애 엄마가 직장을 다시 나가야 하니까 어린이집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국공립 어린이집은 애 낳자마자 신청해 놓지 않으면 들어가기 어렵다는 사실을 몰랐었다.

프레시안 : (웃음) 어떻게 그것을 모를 수가 있나?

박용진 : 어렵게, 어렵게 집 근처에 구했는데, '가정 어린이집' 비슷한 데였다. (어린이집이) 나무 계단을 올라가 다락 같은 곳에 있더라. 선생님도 부들부들 떨면서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는데, 거기 (다락)에 올라가 애를 놓고, 뚜껑을 닫고, 그 안에서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노는 것이다. 아이를 거기에 놓고 골목을 나오는데, 골목에서 울었다. 왜 울었느냐면...솔직히 아빠인 나는 안 해본 게 없다. 우리 세대가 공장에 취업하는 세대인 것은 아니지만, (학생 운동을 하다가) 감옥에 갔다온 것만 해도 세 번이었다. 온갖 고초를 다 겪으면서 세상을 바꾸겠다고 하고 더 나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정작 자기 자식에게 해주는 것은 없고, 내가 진보정치 하는 사람 맞나...

예전에는 내가 진보면 됐고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것을 열심히 주장하면 된다고 생각했었다. 진보정당이 주장하는 정책과 노선, 얼마나 좋나. 그런데 그게 실현돼야 할 것 아닌가. 지금 진보정당이 주장하는 내용들을 그동안 보수 야당이라고 생각한 민주당 쪽에서 (일부 수용을 하면서) 계속 '좌클릭'을 해 왔다. 그게 선거 공학이든 뭐든 무상급식이라는 진보정당의 공약을 실현했다. 그것을 두고 진보 정당은 '그것? 우리(진보 정당)가 8년 전에 하자는 것이었다', '반값등록금? 우리가 몇 년 전부터 하자는 것이었다' 그런 반응을 보인다. 반 이명박이 중요한게 아니라 정권 교체를 통해 진보 가치를 실현하는 게 중요하다. 민주당 안의 보수적인 분들, 진보로 견인해갈 것이다. 구체적 상황에 구체적 답을 내주는 게 진보의 역할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프레시안 : 당에서 나올 때도 순탄한 과정은 아니었다.

박용진 : 진보신당 부대표로 작년 10월에 출마하면서 통합정치, 복지국가 노선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민주당이 강령 개정해서 '진보'를 넣었다. 진보 바람이 불었다. 정동영 의원이 진보적인 주장을 강하게 얘기했다. 거기에 호응해 우리도 과감하게 열고 가자는 얘기를 (진보신당) 안에서 계속했는데, 그 과정에서 일부 당원들이 박용진을 당기위에 제소했다. 민주노동당과 통합을 1년 끌면서 동력도 상실했다. 진보신당 안에서 '대통합파'는 9월 18일부로 나왔다. 저 혼자만 와 있는 게 아니다. 울산시당 위원장, 충북도당 위원장, 서울시당 부위원장, 경기도당 부위원장 등도 함께 나왔다. 진보가 진보적 생각을 품고 주장하는데 머물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실천하고 실현해야 할 때다. 대한민국이 진보정당이 주장했던 진보 정책을 받아 적극적으로 실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책도 냈다. 이번 주말 쯤에 나오는데 '달려라 박용진' 이런 것은 아니고...(웃음) 제목은 '과감한 전환'이다.

"고개 빳빳이 세우는 진보가 지도부 들어가 노선 투쟁해야 한다"

▲ "양적인 통합에서는 반 밖에 안됐지만 여기에 혁신적인 내용을 담아야 한다는 과제가 남았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이번 야권 통합이 '중통합'으로 가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이 많다.

박용진 : 저는 반토막 통합이라고 본다. 반(半)통합이다. 야당 전체가 모였으면 의미 있는 통합이라고 얘기했을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국민은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을 뻔 했다. 그런데 안 됐다. 양적인 통합에서는 반 밖에 안됐지만 여기에 혁신적인 내용을 담아야 한다는 과제가 남았다. 이번에 프랑스 대선 사회당 경선을 보니, 1유로 경선을 했다. 1유로를 내면 투표권을 준다. 어마어마한 것이다. 정당정치의 본고장이라는 프랑스에서도 그런 정치 실험이 벌어지고 있다. 개방해야 한다. 정치 혁신을 통해 반토막밖에 안된 통합의 아쉬움을 넘어서야 한다.

프레시안 : '내용상 혁신'을 말했는데, 최근 민주통합당이 보여준 모습을 보면 실망스럽다고 할만한 일이 많다. 특히 한미FTA 처리 과정이라든지, 전자주민등록증 상임위 통과 등 민주통합당이 있는 의회에서 내려지는 결정에 대한 우려가 많다. 어떻게 보나.

박용진 : 오늘 예비경선을 통과한 시민통합당 3인 후보가 점심 때 얘기를 했는데 '민감하고 중요한 사안은 지금 결정하지 말라. 새로운 지도부가 1월 15일 들어서면 그 때 결정하자'고 요구하자는 입장을 정리했다. 이후에는 의원들이 가진 현실 정치, 보수적 판단을 충분히 지도부에서 제어할 수 있다고 본다.

프레시안 : 15일에 좀 더 진보적인 지도부가 들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것 같다. 그런데 집단지도체제다. 이를테면 구민주계의 지원을 받는 박지원 의원의 경우 지도부에 들어오면 대여 투쟁은 모르겠지만 정책에서 보수적인 방향으로 기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용진 : 단일 색채를 가진 지도부가 들어섰을 때도 장단점이 있다. 판단을 한 쪽 방향으로만 내리면 오류가 생길 수 있다. 역으로 보면 '무지개 연합군'도 장점이 있다. 저를 예를 들어 한미FTA 처리? 제가 지도부에 있었으면 막아야 한다고 몽니를 부릴 수 있다. 지난번 정동영 전 최고위원이 한미FTA 등과 관련해 진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잘 한다. 정동영만 진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진보정치의 구상을 가지고 들어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 똑똑한 진보, 유연한 진보, 몽니 부릴 때 고개 빳빳이 세우는 진보가 지도부에 들어가 노선 투쟁을 해야 한다. 이를테면 한미FTA의 경우, (민주통합당 안에서) 몇 가지 독소 조항만 빼면 괜찮다고 하는데, 한미 FTA가 우리 사회 공동체를 파괴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면 국익에 맞지 않다. 폐기가 맞고 그런 의미에서 몽니 부릴게요.(웃음)

프레시안 : 본인은 본인이 적합하다고 생각하겠지만 본인을 제외하고 누가 당 대표에 적합하다고 보나?

박용진 : 문성근 후보다. 두 가지다. 첫째, 통합하자는 무식한 소리를 무식한 방식으로 국민에 전면적으로 다가가서 했다. 두 번째, 그래서 박용진을 낚아왔다. 올해 4월에 처음 만났지만 문 후보의 통합 정치에 공감을 했다. 그런 의미에서 문성근, 박용진은 반드시 여기에 들어가 반 밖에 안 되는 통합의 부족한 면을 완수해야 한다. 그리고 역동성을 보여야 한다. 지금 야당에 역동성과 실험정신이 없으면 실패한다. 어떻게 역동성을 보여줄 것이냐. 그런 면에서 가장 적합한 사람은 박용진이고 다음은 문성근이라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계속 '깔대기'를 대는데, 가능한가?

박용진 : (웃음) 가능하다고 본다. 국민들이 찍는 것이다. 예비경선 참여한 분들 다 전략적으로 판단하고 투표한 것이다. 그 분들이 '박용진은 옛날에 민주노동당에서 대변인했고, 진보신당에서 부대표했지' 하면서 저를 판단하지 않는다. 저는 당연히 높은 득표율로 지도부에 들어갈 것으로 본다. 나는 민주통합당의 진보적인 목소리와 진보적 정책, 진보적 눈빛을 대표하는 사람이다. 민주통합당의 '진보 부분'에서 내가 대표다.

▲ "일단은 선거 연합과 연립 정부라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 그림보다 더 좋은 것은 총선에서 선거 연합 결과를 놓고 '연합 정당'을 통한 연합 정권으로 가는 것이다." ⓒ프레시안(박영진)

"총선·대선 선거 연합 잘 될 것…통합진보당과 협상은 내가 적격"

프레시안 : 내년 총선에 도전하나?

박용진 : 그렇다. 서울강북구을 지역이다. 현역 의원이 2004년부터 재선을 했지만 지역에는 제가 더 오래 있었다. 저는 2000년에 29살의 나이로 이곳에 출마했다.

프레시안 : 내년 총선에서 선거 연합으로 가야 할텐데, 잘 될까?

박용진 : 잘 될 것으로 본다. 제일 바람직한 것은 하나의 정당으로 나가, 대한민국 전체의 운명을 바꾸는 것인데, 일단은 선거 연합과 연립 정부라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 그림보다 더 좋은 것은 총선에서 선거 연합 결과를 놓고 '연합 정당'을 통한 연합 정권으로 가는 것이다. 앞으로 민주통합당 지도부가 들어가면 적극적으로 논의를 해야 한다.

프레시안 : 진보정당에 있었으니까 아시겠지만, 선거 연합에서는 항상 작은 정당일수록, 그 이해와 요구를 관철시키기가 어렵다. 큰 정당에서 양보를 해야 하는데?

박용진 : 상식선만 벗어나지 않으면 되지 않겠나. 저도 진보정당 쪽에 있으면서 '이 정도는 해 줘야 하지 않느냐'고 이야기를 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통합진보당과 선거 연합) 협상 파트너로 나갈 경우 얘기가 잘 될 수있다고 본다.

프레시안 : 민주통합당의 내년 목표가 총선 승리, 그리고 대선 승리로 가는 것인데, 안철수 서울대 교수를 야권의 유력 후보로 보는 분들이 많다. 어떻게 보나?

박용진 : 그것은 (논의는) 총선 이후의 얘기일 것 같다. 총선까지 민주통합당이 반토막 통합의 아쉬움을 달래고 혁신적인 에너지를 분출해 국민들에게 신선함을 보여준 상태에서 선거를 치러내면 안철수 교수의 선택은 딱 두 가지가 될 것이다. 정치를 안하거나 민주통합당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바이러스가 안 걸렸는데 백신을 투입하겠나. 내년 4월 총선을 놓고 국민이 어떤 평가를 해 주느냐, 그에 따라 안 교수의 선택도 결정될 것으로 본다.

/박세열 기자,전홍기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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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2011. 9. 18. 23:22

진보신당을 탈당했다. 모든 것을 버렸다.

 

- 내가 배신자 소리 각오하고 20년 진보정당독자노선과 결별하는 이유

진보신당 탈당계를 김은주 직무대행 앞으로 보냈다.

 

92년 1월, 노점상 출신의 무소속 민중후보 소순관을 쫓아 다니며 국회의원 선거를 치렀고 그해 겨울 무소속 민중후보 백기완 대통령 후보 선거운동을 치르면서 시작한 20년의 진보정치의 여정.

“민중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라는 주술같은 절규의 구호에 끌려 보수야당과 구별되는 노동자-농민-도시서민의 진정한 정치적 친위부대를 건설하겠다는 일념으로 세 번의 체포와 구속, 2년 5개월의 징역살이도 기쁘게 견뎌왔던 ‘독자적 진보정당’의 길과 나는 결별한다.

이혼서류에 도장 찍고 나오는 느낌이 무언지 모르지만 아마도 그것과 가장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 싶다. 더 이상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돌아서는 정리.

하지만 나의 탈당은 ‘독자적 진보정당’의 길과의 결별이지, 진보정치에 대한 포기가 아니다. 더 넓은 진보의 길, 실사구시하는 진보정치를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버렸을 뿐이다.

- 진보정치세력의 ‘독자정당-독자집권’ 노선의 실패

민주노동당 10년의 역사와 진보신당 3년의 경험은 ‘진보독자정당’을 통한 ‘독자집권’의 길이 사실상 불가능함을 깨닫게 하는 시간이었다. 대통령중심제와 빈약한 비례대표 의석, 1등만 당선되는 국회의원 소선거구제라는 정치제도는 진보정치가 원내진출 세력은 될 수 있지만, 집권세력이 될 수 없는 현실을 만들고 있다.

문제제기 집단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면 진보정치세력도 집권과 현실참여, 현실변화에 대한 자기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길은 두 가지이다.

진보정치세력이 민주개혁진영과 손을 잡고 연립정당을 구성하여 집권하는 것이다. 이른바 “수권연립정당”을 만드는 길이다. 나의 생각이고, 문성근 문재인 등 <혁신과통합> 주요인사의 생각이다. 다른 하나는 ‘독자정당’을 유지하면서 대선에서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이 추구하는 길이다.

둘 중 어느 것이 더 맞다고 할 수는 없다. 박용진의 길은 ‘진보가 수적 열세에 놓여 그 안에서 녹아 없어질 것’이라고 하는 우려에 직면한다. 민주노동당의 길은 당을 달리하면서 집권만 같이 함으로써 겪는 불안한 동거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근본적 문제이다. 대통령중심제-소선거구제는 끊임없이 서로의 차별성을 드러내고 갈등을 외부화 시켜야 해서 DJP연대처럼 연립정부 구성 시점부터 2년 뒤 총선을 염두에 둔 분열적 행보를 하게 한다. 국민들은 이 불안한 동거에 점수를 주지 않을 것이다.

- ‘혁신과통합’ 참여 수권연립정당으로 노동자의 세상, 복지국가 만들 것

‘독자정당 독자집권’의 길이 아닌 ‘수권연립정당’의 길을 나서는 이유는 다름아닌 ‘절박함’ 때문이다.

하루하루가 지옥같은 국민들 앞에서, 노동하는 사람에 대한 존중이 사라진 노동자들 앞에서 ‘진보정치가 노동자 민중을 너무나 사랑하니 앞장서 세상을 바꾸겠다!’고, 10년 혹은 20년 후에 올지 모르는 단독집권을 기다려 달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 잔인한 일이다.

진보정치의 단독집권을 기다려 달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 당장은 집권세력 내 하위파트너라 하더라도 집권을 통해 진보정치가 그동안 진보세력이 주장하고 외쳐왔던 정책과 이념을 현실에서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선택이다.

이제 나에게 주어진 과제는 ‘수권연립정당’ 구성에 참여하겠다는 모든 세력을 모아 총선-대선에서 단일진영을 꾸리는 데 있다. 그것을 위해 <혁신과통합>에 적극 참여하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복지국가와 노동존중”의 기치를 분명히 하는 진보정치의 단단한 블록을 형성해 내고자 한다. ‘녹아 없어질 것’이라는 우려와 비판을 실천으로 넘어설 것이다.

그를 통해 개혁정치 세력과 함께하는 정당 안에서 무게중심을 왼쪽으로 더 기울게 하는 역할, 그 안에서 경쟁과 단련을 통해 진보정치세력의 인물이 정당도 주도하고 집권과정도 주도하는 희망을 만들어 내고자 한다.

- 나는 나를 버렸다. 그리고 더 큰 가능성을 향한다.

내가 선택한 길이 옳다고 생각하지만 20년 동안 유지해 오던 사고를 전환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내가 몸 담았던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 안에서 나와 생각을 같이 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출세주의자, 배신자 소리도 감내해야 하는 처지이다.

진보신당은 세 갈래의 길로 나뉘고 있다.

박용진이 선택한 ‘수권연립정당’의 길과, 노회찬 심상정 전 대표가 주장하는 ‘국민참여당을 배제한 민노당과의 통합을 통한 독자정당노선 재정비’, 그리고 당내 독자파의 ‘진보신당 보다 왼쪽진영과의 통합을 통한 독자정당노선 재정비’의 길이다.

총선을 앞두고 각각의 길은 진보정치의 ‘생존’이라는 절대적 과제와 맞닥뜨리고 있다. 박용진은 연립정당 내부에서 ‘정파등록을 통한 생존’의 공간을 열어야 하고, 노,심은 민노당의 재창당 수준에 합류해 공언해 온 원내교섭단체를 달성해야 한다. 독자파 역시 총선 원내 1석 혹은 최소한 2% 지지율 달성으로 당을 존립시켜야만 한다.

각각이 자기 과제를 모두 달성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나는 나를 버렸다. 진보정치를 ‘구호’가 아닌 ‘현실과 실천’에서 만들어 가고자 한다.

경쟁과 갈등 구조에 있었던 자유주의 정치세력과 협력과 동거의 연립정당을 만들려고 한다.

국민을 위한 정치를 만들기 위해서라면, 과거가 아닌 미래에 대한 동의를 중심으로 가야한다. 복지국가와 노동존중의 사회 건설을 위해 조건없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위해서 배신자니 출세주의자니 하는 모진 소리는 얼마든지 감수하고자 한다. 12년 전 민주노동당의 창당을 위해 뛰어다니던 나에게 똑같은 소리를 했던 많은 분들이 나중에 민주노동당에 합류하고 지금도 진보정당들 안에서 지도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처럼 내년 총선 이후에 함께 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모든 것을 버려서 두렵지만, 새롭기 때문에 가슴이 뛴다. 민주진보진영 모두가 힘을 합쳐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원대한 포부가 나의 상실감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독자정당독자집권의 실패가 진보정치의 실패가 아니듯이,

나의 탈당은 나의 끝이 아니라, 나의 새로운 시작이다.

Posted by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Parkyong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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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2011. 7. 28. 16:54


박카스를 사랑하셨던 장인어른, 구속된 사위 미국유학간 줄 알고

나는 2001년 3월 31일 세 번째로 경찰에 구속되었다.

대우자동차에 몰아닥친 정리해고를 반대하고, 김대중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반대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민주노동당 강북구당원협의회 위원장이었던 나는 지금의 최고위원 격인 민주노동당 전국집행위원이었다. 서울권역 선출과정에서 당시 서울지하철노조 위원장 출신의 노동운동 대부 정윤광 민주노총 정치위원장과 오랜 진보정치운동으로 잔뼈가 굵은 진보정치연합 출신 이재영 동지를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꺽고 당선됐기 때문에 안팎으로 주목을 받았던 때였다.

김대중 정권 퇴진을 내건 첫 민중대회였다.

외자유치를 위해 정리해고 제도를 사회적으로 관철시켜야 했던 정권으로서는 몹시 민감하게 반응했던 집회였다. 나는 방송차에 올랐다가 연설 한마디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밀어닥친 체포조에 뒤엉켜 팔이 꺽이고 폭력에 짓이겨 진 채로 체포되었다. 94년 전지협 파업투쟁 지원, 98년 노동자대회 참가 건에 이어 세 번째 구속이었다. 모두 노동문제와 관련된 사안이었다.


그 때 우리 부부는 결혼 6개월의 신혼부부였다.


98년 집행유예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무려 3년형을 받아들고 감옥살이를 시작해야 했다. 신혼부부에게 이런 생이별이 또 없었다. 가혹한 일이었다. 사십 후반줄에 어린 딸을 얻은 장인어른께서는 이미 거동이 불편했고 판단하는 일도 다른 가족들의 배려가 있어야만 가능했지만 왜 사위가 명절에도 오지 않고 전화한번 하지 않는지 묻지 않으셨을 리 없다.

아내는 장인어른에게 ‘박서방이 당 활동을 너무 열심히 해서 당에서 미국으로 유학을 보냈다.’고 거짓말을 했다. 언제 들어오느냐고 물으시면 ‘그곳 공부가 너무 힘들어 들어오지 못한다.’고 “3년공부”를 마치고 나면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나도 힘들었지만, 아내도 못할 짓이었다.

노무현 정권 출범 1년을 맞아 특별사면 되어 출소했다.

처갓집에 인사가니 장모님은 장인어른 몰래 눈물바람이셨다. 몸져 누운 장인어른을 뵈러 안방으로 들어가니 장인어른이 물으셨다.

“그래, 미국생활은 어땠어? 얼마나 바쁘고 힘들었으며 그래 전화 한번을 못했어 이 사람아...”

고개를 모로 돌리고 울었다. 너무 죄송해서 입술을 깨물었다.


장인어른은 내가 출소하고 3개월 뒤 돌아가셨다.



돌아가시면서도 내가 구속되었던 사실을 알지 못하셨다. 가족 누구도 굳이 알려드려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장인어른의 병석에는 돌아가시는 날까지 박카스가 놓여 있었다. 출소 후 인사를 갔을 때 머리맡에 놓여있는 박카스 박스가 기억난다. 마지막 한달은 아무 음식도 드시지 않고 박카스만 드셨다. 아내는 어릴때부터 장인어른 박카스 심부름을 다녔다고 한다. 집에 다른 건 몰라도 박카스 떨어지는 날은 없었다고 한다. 마지막까지 박카스가 곁을 지켰다.

박카스가 약국만이 아니라 수퍼마켓에서도 팔리기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났고, 오늘 보건복지부는 심야·공휴일 의약품 구입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감기약과 해열진통제 등 가정상비약을 약국 이외의 장소에서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을 29일부터 오는 8월 18일까지 20일간 입법예고한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주 박카스가 수퍼에서도 판매된다고 뉴스가 나왔을때 나는 장인어른을 생각했다. 박카스 심부름이 너무 싫었다던 아내도 생각했다.

오늘 약사법 개정안 입법예고 뉴스를 들으면서도 나는 이를 둘러싼 논쟁이 아니라 감옥 간 사위를 미국 유학 간 것으로 알고 돌아가신 평생 노동으로 고생만 하다 돌아가신 장인어른을 생각했다. 박카스 뉴스에 장인어른이 생각났고, 장인어른 생각에 진보정당 이름으로 치러온 온갖 어려움도 돌아봤다.


나는 오늘 아침 진보신당 서울시당 당기위원회에 보낼 소명서를 작성했다.


한 페이지가 안 되는 소명서를 쓰는 내내 힘겨웠다.

20년 넘게 진보정치를 해오고, 13년 가까이 당 운동을 해오면서 내 정치적 견해를 방어하기 위해 당기위원회에 보내는 글을 쓰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진로를 열기 위해서, 복지국가와 노동존중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개혁진영과 진보진영이 통합의 길로 나가는 과감한 결단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 왜 정치적 반박의 대상이 아닌 ‘처벌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지 나는 이해하지 못한다.

반대편의 주장을 ‘처벌’을 통해 제어하려는 것은 국가보안법의 논리와 맞닿아 있다. 상생과 존중의 논리가 아니라 배제와 억압의 논리이다. 민주주의와 같은 길을 가지 못하는 사고다.

북쪽 출신이셨기 때문에 사위의 진보경력에 대해 영 마뜩치 않아 하셨지만 당에서 미국 유학도 보내주는 걸 보니 괜찮은 곳이라면서 진보정당을 다시 봤다던 장인어른이 오늘 당기위원회에 출석해야 하는 사위의 모습을 보셨다면 뭐라고 했을지 갑자기 궁금했다.


그래도 복지국가와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을 꿈꾸고 있는 진보정치의 오랜 희망은 오늘도 무럭무럭 자라야 한다.



헤어졌던 민노-진보 양당의 재통합이 아닌 보수주류 질서를 전복하기 위한 과감한 정치기획에 진보정치가 더 적극적이길 바라는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진보와 개혁이 함께 갈 수 있어야 복지국가 건설의 꿈도, 노동존중의 사회를 만드는 꿈도 가능해진다. 10년 뒤 집권할 것이므로 참고 기다려 달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복지국가를 목표로 하는 대통합 정당을 만들어 국민들에게 구체적인 희망을 말하는 진보정치의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한 때이다.

Posted by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Parkyong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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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2011. 7. 6. 19:37

진보신당 부대표직을 사퇴했습니다.

 

◯ 지난 6월 26일 진보신당 임시당대회를 마치고 난 다음날 월요일 아침, 저는 진보신당 부대표의 무겁지만 영광스러웠던 책임을 내려 놓았습니다. 진보신당은 민주노동당과의 통합 여부를 놓고 내홍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양당간의 통합이 한 점 희망도 없는 국민들에게 진보적 정권교체의 길을 여는 시발점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양당의 통합이 그런 새로운 희망을 풀무질하기 보다는 공학적인 접근과 과거복원의 시각에 머물고 있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 진보신당의 부대표로서, 진보대통합이 야권전체를 진보적으로 재편하는 대통합의 시작이자, 복지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거대한 국민 대행진의 첫걸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주장해 왔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6.26 당대회는 양당통합을 놓고 지루한 줄다리기를 다시 두 달 연장하는 것으로 결정했고, 양당 통합에 대한 논의와 합의문이 제가 바라던 바와 많이 다르고 원칙을 벗어났다고 판단했던 저로서는 정치적 책임을 스스로에게 물어야 했습니다.

 

◯ 비록 제가 진보신당 부대표의 직책은 내려 놓지만 스스로 다짐한 역사적 책임은 흔들림없이 밀고 나갈 생각입니다. 저는 이제 평당원으로, 20년 세월을 헤쳐 온 진보정치인으로 제가 설정한 새로운 희망과 가능성의 길을 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전개하고자 합니다.

진보정치가 국민들에게 약속했고, 노동자들에게 다짐했던 세상을 만들기 위해 더 부단하게 뛰겠습니다. 지난 20년 진보정치 역량을 키우는데 집중했던 힘을 이제는 확보된 힘을 바탕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구체적 걸음에 무게있게 싣겠습니다. 진보정치의 건강함과 개혁정치의 가능성을 하나로 묶는 정치 기획을 실천해 보겠습니다. 국민에게 밥이되고, 노동자에게 힘이 되는 정치를 위해 모든 것을 던지겠습니다. 한국사회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가기 위한 변신에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부대표 사퇴 직후 곧바로 이런 말씀을 전했어야 했지만, 또다른 당내 소란과 논란이 될까 우려스러워 사퇴하고 한 주를 넘겨서야 이렇게 소식을 전합니다. 그동안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11. 7. 6. 박용진


Posted by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Parkyong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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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진보신당 부대표, ‘복지국가 위한 제2의 6월항쟁 호소’

 

 


 진보신당 박용진 부대표(강북을 위원장)는 6월항쟁 기념일을 맞아 6월 9일 오전 10시에 명동성당 앞에서 열린 ‘복지국가 만들기 국민운동 2012인 선언대회’에 참석 하였다.

이 날 대회는 87년 6월 항쟁의 정신을 계승하고 나아가 2012년 총선과 대선에 있어서 복지국가 건설이야 말로 진정한 대한민국의 민주화로 가는 길임을 천명하는 자리였다.

박용진 부대표는 이 날 정치연설을 통해 “명동성당에서 수많은 기자회견과 농성이 있었지만, 오늘 이 자리야말로 87년 6월 항쟁이후 다시한번 대한민국의 새로운 체제를 만들기 위한 미래지향적인 선언의 자리”라고 운을 뗐다.


박 부대표는 “87년 6월 항쟁은 ‘민주국가’를 만들자는 외침으로, 오늘의 자리는 ‘복지국가’를 만들자는 외침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지향을 이야기 하고 있다.”면서 “등록금반값 운동에 대학생들도 나서고 24년 전 6월 항쟁의 주역이었던 그들의 부모들이 함께하고 있는 것은 6월항쟁이 미처 이루지 못한 시대의 과제를 함께 이루겠다는 다짐”이라고 했다. 그는 연설 말미에 “진보정치세력이 앞장설테니 2012명의 선언을 넘어 2012만표의 참여로 제2의 항쟁에 함께해달라고 ”고 호소했다.

대회를 주최한 ‘복지국가 만들기 국민운동본부’는 지난 5월 12일 국회에서 정식 출범했으며, 박 부대표 뿐만 아니라,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대표, 민주당 신기남 전 의원,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어 야권정계개편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Posted by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Parkyong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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